‘은폐 & 뻔뻔’ 단장은 사퇴 아닌 직무배제…잠잠하면 또 돌아오나?
2021.07.15 09:32:02

[OSEN=고척, 지형준 기자]NC 선수들이 김종문 단장을 헹가래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과거의 퇴행적 행보를 반복할 것인가?

NC 다이노스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뒤늦게 황순현 대표이사,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 있던 박석민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8일 원정 숙소 호텔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으로 경기가 취소됐고 PCR(유전자 증폭) 전수검사를 받은 뒤 이 과정에서 선수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3명의 확진 선수(박석민, 이명기, 권희동)와 대표팀 선발로 화이자 2차 접종까지 마친 박민우, 그리고 박석민의 지인으로 알려진 여성 2명은 숙소에서 술파티를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황순현 대표 명의의 사과문, 그리고 4명의 선수 중 최고참이었던 박석민이 사과문을 보냈다

황순현 대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리그 진행이 중단된 데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관리 부실 책임을 통감하고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선수 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인 박석민은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만큼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징계가 내려진다면 겸허히 받아드리겠다”라면서도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은 없었다고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립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그리고 지인 2명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하고 위증을 했다는 혐의로 강남구의 고발 조치를 당한 상태다.

NC는 이날 2개의 보도자료를 보냈다. 사과문 같지도 않은 사과문 외에도 다른 내용들이 짧게 전해졌다. 박민우의 대표팀 자진 사퇴, 그리고 현재 NC발 ‘코로나 스캔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과거에도 여러차례 사건의 은폐 축소 의혹이 있었던 김종문 단장의 직무배제 사실을 알렸다.

NC는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의 직무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자료 자체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쉽게 찾기 힘들 정도로 짧막했고 기자 본인은 사과문에 집중해서 뒤늦게 포착했다.

얼렁뚱땅 넘어가겠다는 뻔뻔함이 보인다. 특히 김종문 단장은 구단 창단 이후 주요 요직을 맡았고 동시에 10년의 구단 역사 동안 빈번하게 있었던 사건 사고의 은폐 축소의 중심에 있었다. 2015시즌을 앞두고 KT 위즈의 신생팀 특별지명 당시 소속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한 뒤 특별지명을  하게끔 방치한 전력이 있다. 2016년 말 조사가 이뤄졌고 당시 운영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김 단장은 사기 혐의로 피소되기도 했다. 검찰로 넘어가서 사기 혐의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단장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퓨처스리그 운영 담당으로 보직을 옮겼고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자 직무정지가 풀렸다. 그리고 2019년, 단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운영본부장 시절인 2016년에는 외국인 선수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을 5일이나 은폐하고 뒤늦게 신고했고 2019년 프런트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실도 숨겼다. 2019년 KT로 트레이드된 강민국 역시 과거 음주운전 사실을 KBO에 신고하지 않으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여러차례 은폐, 축소를 자행한 전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구단의 요직을 점하고 있다. 그리고 이전과 달리 이번 사태는 사상 최초의 리그 중단을 초래했고 무엇보다 코로나19 시국에서 중대한 범죄인 방역법 위반까지 걸려 있기에 책임의 크기가 작지 않다. 그런데도 선수단의 책임자. 그리고 그동안 숱한 사건 사고 과정에서 진실을 빠르게 밝히고 사죄를 구하기보다 은폐하고 축소하고 뒤늦게 뻔뻔하게 나서는 행태를 자행했던 당사자는 직무배제가 됐다.

2016년 승부조작 은폐 사건 이후 잠시 ‘요양’을 다녀왔다가 다시 요직을 점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김 단장 뿐만 아니라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었던 고위 임원들은 여전히 구단의 주요 요직을 점하고 있다.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다른 구단만큼 사건사고가 빈번한 상황에서 프런트 고위층 누구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사람은 없었고, 쇄신은 없었다. 구단의 DNA가 변하지 않고 똑같은 사건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아닐까. NC의 책임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