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초심] '10년 전 다짐 그대로...' 오타니가 올스타전에서 쓰레기 주운 이유.txt
2021.07.16 01:17:20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슈퍼스타가 됐지만,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의 행동은 고등학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타니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펼쳐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승리를 챙겼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맥스 먼시, 놀란 아레나도 등 내셔널리그의 강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밀리지 않았다. 전날 홈런 더비에 참가했음에도 최고 구속이 시속 100.2마일(약 161㎞)까지 나오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1번타자로도 출장(2타수 무안타)하는 등 이도류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오타니의 강속구가 아닌 다른 장면을 주목했다. 풀카운트는 15일 "오타니는 스승의 가르침을 꿈의 무대(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도 실천했다"면서 오타니가 이날 경기 전 외야 잔디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자신의 뒷주머니에 넣는 모습을 눈여겨봤다.

풀카운트는 "하나마키히가시 고등학교 시절 은사 사사키 히로시 감독은 오타니에게 '쓰레기는 사람들이 떨어뜨린 행운이다. 쓰레기 줍는 것을 행운을 줍는다고 생각해라. 그러면 스스로 행운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가르쳤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은사의 가르침은 오타니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작성한 81분할 목표 달성 차트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이라는 목표를 위해 8가지 필요한 항목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8가지로 81분할 목표 달성 차트를 만들었다.

행운은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위해 필요한 소 목표였고, 쓰레기 줍기는 행운을 모으기 위해 실천한 오타니 나름의 행동이었다. 그 결과 오타니는 닛폰햄 파이터스에 1차 지명됐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쓰레기 줍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풀카운트는 "물론 '감사'하는 것도 있지 않았다"면서 오타니가 목표 달성 차트의 다른 하나도 올스타전에서 실천했다고 설명했다. 이 차트에는 운과 함께 인간성이라는 항목이 있었고, '감사'는 인간성이란 소 목표를 이루기 위한 행동 중 하나였다. 이날 오타니는 고등학교 선배 기쿠치 유세이(30·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사인한 유니폼, 야구공을 모교에 전달하기로 했고, 매체는 이 부분을 '감사'를 실천한 것으로 봤다.



오타니 쇼헤이(왼쪽에서 두 번째)가 14일(한국시간) 외야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있다. /사진=kuro-san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