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구단 선수들 여성과 술판...쑥대밭 KBO, 올스타전 어쩌나?
2021.07.17 21:21:34

[OSEN=고척, 최규한 기자] 오는 24일 올스타전이 예정된 고척돔 구장. / dreamer@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최근 잇따른 징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KBO리그 선수들에 과연 ‘별’이란 수식어가 어울릴까?

KBO는 16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NC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이 엄중한 상황에서 정부의 수도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위반하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고, 경기를 앞두고 늦은 시간까지 음주를 하는 등 프로선수로서 지켜야할 기본적인 본분을 지키지 않는 등 품위손상행위를 했다”며 이들에 각각 72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내렸다. 또한 선수관리 소홀로 리그의 중단 및 명예훼손을 야기한 NC 구단에는 제재금 1억원을 부과했다.

최초 알려진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일이었다. 당시 잠실 두산전을 위해 서울의 한 호텔에 머물던 NC는 투숙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선수단 전원이 PCR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군 내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맞대결한 두산 선수단마저 검사 결과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NC는 1명이 추가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알고 보니 이는 NC 선수단의 방역 수칙 위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NC 박석민은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와 함께 5일 밤 원정 숙소에서 지인 2명을 불러 총 6명이 음주 모임을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지인 2명과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가 코로나19에 확진됐고, 박민우는 도쿄올림픽 대표팀 예비엔트리로 화이자 1, 2차 접종을 완료하며 감염을 피했다.

그런데 NC발 코로나19 사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인 2명은 여성으로 밝혀졌는데, 이들은 NC 4인방과 만나기 전에도 해당 호텔에 투숙 중이었고, 4일과 5일 사이 밤에 키움 선수 2명과 한화 선수 2명을 추가로 만나 술자리를 가졌다. 여기에는 은퇴선수 A씨까지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키움은 16일 “수원 원정 중에 새벽 숙소를 무단이탈해 음주행위를 가진 선수 2명에 자체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고, 한화도 “방역수칙 위반은 없으나 원정 기간 중 투숙 호텔 내에서 구단 보고 없이 지인을 만났다”며 구단 자체 중징계를 내렸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무려 3개 구단이 여성을 동반한 사적모임 논란에 휘말린 것. 여기에 나머지 7개 구단도 해당 여성과 접촉한 선수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KBO는 오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1 KBO리그 올스타전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일단 수도권 거리두기 격상으로 무관중 개최가 확정됐지만, 현 시점에서 개최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KBO리그는 코로나19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유례없는 리그 중단을 택한 상황이다. 올스타전이 아무리 무관중이어도 10개 구단 대표선수, 코칭스태프, 중계진, 취재진이 한 자리에 모인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6일 오후 6시 기준 1143명으로, 1000명대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러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건 자칫 더 큰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

또 프로야구를 중단하면서 KBO리그를 향한 인기 및 신뢰가 떨어졌다. 한국의 국민스포츠라 불린 야구가 몇몇 선수들의 코로나19 속 일탈로 인해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얼마 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보면 관중들과 선수들이 다 같이 호흡하며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KBO리그는 현재 그럴 처지가 못 된다. 실망의 연속인 현 상황에서 어떤 팬이 올스타전에 나서는 선수를 ‘별’로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리그가 초상집이 된 상황에서 방역 및 진상규명이 우선이다. 관중은 없고, 선수들은 유흥 향락에 빠졌는데 축제인 올스타전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고로 축제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프로야구가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