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제친 토론토 2선발, 1년 재수 성공적…FA 대어 변신
2021.07.18 10:23:08

 

 

[사진] 로비 레이 2021.05.23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후반기 첫 경기 선발투수는 1선발 류현진(34)이 아니라 2선발 로비 레이(30)였다. 6월 이후 흔들린 류현진과 달리 레이는 갈수록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레이 본인도 후반기 첫 등판을 요청했고,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레이는 "5일 간격으로 던지는 걸 좋아한다. 루틴을 유지할 수 있고, 느낌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올스타 휴식기로 4일을 쉬고 5일째가 되는 17일 후반기 첫 경기인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출격했다. 

자신감은 투구로 증명됐다. 6⅔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또 한 번 호투를 펼치며 토론토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8승(4패)째를 거둔 레이는 평균자책점도 3.13에서 2.93으로 낮췄다. 토론토 투수 중 최다 107⅓이닝을 던지며 류현진(3.56)보다 낮은 기록이다. 

MLB.com은 '레이가 전반기의 놀라운 기세를 이어갔다. 평균자책점 2.93의 레이는 올해 토론토 최고 스토리 중 하나다. 믿기 힘든 일관성으로 류현진에 이어 진정한 2선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아직 류현진의 1선발 위상은 살아있지만 레이의 기세가 예상 외로 좋다. 

지난 201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데뷔한 레이는 2015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이적 후 풀타임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15승5패 평균자책점 2.89로 최고 시즌을 보내며 올스타에 선정됐지만 그 이후 제구력이 무너지면서 3년 연속 성적이 하락했다. 

 

[사진] 로비 레이 2021.07.17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에는 12경기 2승5패 평균자책점 6.62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토론토로 이적한 뒤 5경기 평균자책점 4.79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결국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으나 시간을 끌지 않고 11월에 일찌감치 토론토와 1년 800만 달러에 사인했다. 

단기 계약으로 FA 재수를 택한 것이다. 이 승부수가 통했다.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성적으로 2017년 커리어 하이 시즌에 가까워지고 있다. 6월 이후 9경기 6승2패 평균자책점 2.11로 갈수록 좋다. 이 기간 규정이닝 투수 59명 중 평균자책점 전체 5위로 아메리칸리그에선 가장 낮은 수치. 평균 95마일(약 153km)을 뿌리는 레이는 항상 제구가 불안했는데 9이닝당 볼넷이 지난해 7.8개에서 올해 2.2개로 확 달라졌다. 개인 8시즌 통틀어 최소 볼넷 페이스. 

남은 시즌 페이스를 이어가면 올 겨울 FA 시장에서 특급 대우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시즌 후 FA가 되는 투수로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맥스 슈어저(워싱턴), 잭 그레인키, 저스틴 벌랜더(이상 휴스턴) 등 대투수들이 있지만 30대 중후반 베테랑들이라 시장 가치는 높지 않다. 

랜스 린(시카고 화이트삭스), 케빈 가우스먼(샌프란시스코), 마커스 스트로먼(뉴욕 메츠) 등 우완들이 FA 시장의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좌완으로 카를로스 로돈(화이트삭스)과 함께 레이가 대어로 뜨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로비 레이 2021.07.17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