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아닌데…" 롯데 출신 레일리, 만루 홈런 맞고 억울한 퇴장까지 당한 사연.txt
2021.07.28 08:26:08

[사진] 2021.04.17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좌완 투수 브룩스 레일리(33·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메이저리그에서 빈볼을 이유로 퇴장당했다. 레일리는 "고의가 아니다"며 억울해 했지만 '정황상' 빈볼로 인정돼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레일리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8회말 구원등판했다. 팀이 8-7로 앞선 2사 1,2 위기에 나온 레일리는 톰 머피에게 볼넷을 내준 뒤 딜런 무어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맞았다. 레일리의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이어 다음 타자 J.P. 크로포드에게 던진 5구째 87.5마일 싱커가 그의 오른 팔뚝을 맞혔다. 만루 홈런 직후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시애틀 덕아웃이 흥분했다. 앞서 3개의 볼도 몸쪽으로 향했기 때문에 고의성을 의심할 만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도 덕아웃 앞으로 나와 거세게 소리쳤다. 

4심 합의 끝에 레일리에게 퇴장 명령이 내려졌다. 이번에는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이 나와 심판들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레일리도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는 시애틀의 11-8 역전승으로 끝났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일리는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어디서든 퇴장을 당한 건 처음이다. 맞힐 의도가 없었다. 공이 빠진 것이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KBO리그 시절 레일리는 2015년 7월16일 청주 한화전에서 헤드샷 퇴장을 당한 바 있지만 고의 여부를 떠나 패스트볼이 타자의 머리를 맞히면 자동 퇴장되는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날 심판 조장이었던 1루심 헌터 웬델스테트는 베이커 감독에게 "레일리의 투구가 고의가 아닌 것으로 믿지만 경기 운영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퇴장 사유를 설명했다. 서비스 감독은 "고의였는지 나는 모른다. 매우 감정적인 경기였는데 레일리가 퇴장을 당해 기뻤다"고 말했다. 

지난 2015~2019년 5년간 롯데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레일리는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휴스턴에서 자리 잡았다. 올해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으나 37경기 2승3패2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6.53으로 고전 중이다.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실점하는 등 2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1할5리 WHIP 1.08로 강하지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4리 WHIP 1.64로 약점이 뚜렷하다. /waw@osen.co.kr

 

[사진] 2021.07.05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