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포수다!' 49세 이치로, 후배 피칭 직접 받았다... 자기 '장비'로
2021.08.04 17:37:49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재활 투수의 불펜 피칭을 받은 스즈키 이치로(오른쪽). /사진=MLB.com 트위터

 

시애틀 매리너스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48)가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배팅볼을 던지더니 이번에는 포수다. 팀의 젊은 선발투수를 위해 직접 마스크를 쓰고 공을 받았다. 후배의 재활을 돕기 위해 나섰다.

MLB.com은 2일(한국시간) "스즈키 이치로의 또 다른 재능이 발휘됐다. 이번에는 불펜포수다. 부상에서 돌아온 좌완 저스투스 셰필드의 재활 피칭을 직접 받았다. 심지어 포수 장비도 자신의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치로는 지난 2019년 공식 은퇴했다. 14년간 뛰었던 시애틀에서 특별보좌역으로 일하는 중이다. 시애틀이 '전설'에 대한 예우를 한 것. 그러나 스즈키는 대충할 생각이 없다.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필요할 때 팀 훈련시 배팅볼을 던진다. 이 역할을 잘하기 위해 자택에 마운드까지 만들었다. 이번에는 불펜에서 포수로 변신했다. 왼팔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돌아와 재활중인 셰필드의 도우미다. 타인의 장비를 빌린 것도 아니고, 자신이 갖고 있는 포수 장비를 착용했다. 1973년생으로 한국 나이 49세임에도 몸으로 팀을 돕고 있다.

MLB.com은 "19년간 3089안타를 친 이치로다. 뛰어난 타자였다. 이제는 배팅볼 투수에 이어 불펜포수라는 또 다른 스킬까지 생겼다. 이대로면 진짜 포수로 경기에 나설지도 모르겠다. 물론 상상만 할 뿐이다"고 적었다.

스킷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불펜에서 셰필드가 던지는데 이치로가 공을 받았다더라. 자기에게 딱 맞는 장비를 주문한 것 같다. 사실 포수 이치로의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한 번 보고 싶다. 이번 원정을 마치고 홈으로 돌아가면 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치로는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레전드다. 이미 일본에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9년간 1278안타를 때려냈고, 28세이던 2001년 시애틀로 이적하며 빅 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9년까지 통산 3089안타를 폭발시켰다.

2001년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품었고, 2004년에는 262안타로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2001~2010년 10년 연속 올스타에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실버슬러거도 3번이나 받았다.

2012년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고, 이후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8년 시애틀로 돌아왔다. 2019년 일본 개막전 2경기를 뛴 후 공식 은퇴했다. 미일 통산 4367안타로 '세계의 안타왕'이라 불린다. 명예의 전당 헌액이 확실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