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최악 먹튀' 데이비스 은퇴, 내년 연봉 267억원도 꿀꺽
2021.08.13 10:37:57

 

[OSEN=박준형 기자] 크리스 데이비스 /soul1014@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FA 계약으로 손꼽히는 크리스 데이비스(35)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데이비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구단을 통해 현역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16경기 출장에 그친 데이비스는 올해도 5월에 엉덩이 고관절 수술을 받고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시즌 아웃됏다. 내년까지 계약이 1년 더 남아있지만 거듭된 부상에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데이비스는 "오리올스 조직과 구단주 피터 안젤로스 가족, 팀 동료들과 코치들 모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메릴랜드 대학 아동병원과는 은퇴 후에도 계속 함께할 것이다. 영원히 간직할, 많은 추억에 감사하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볼티모어 구단도 "데이비스가 지난 11년 동안 구단과 오리올스 팬, 볼티모어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좌타 1루수 데이비스는 지난 2008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2011년 7월말부터 볼티모어에서 뛰었다. 이적 후 주전으로 도약한 데이비스는 2013년 53홈런 138타점으로 2개 부문 1위에 등극했다. 그해 올스타에 선출되고, 실버슬러거 상을 받으며 아메리칸리그 MVP 3위에 올랐다. 

2015년 47홈런으로 개인 두 번째 홈런왕을 차지한 데이비스는 FA 자격을 얻어 대박을 쳤다. 2016년 1월 볼티모어와 7년 총액 1억6100만 달러(약 1873억원) 대형 계약을 맺은 것이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작품이었다. 

 

[OSEN=박준형 기자] 크리스 데이비스 /soul1014@osen.co.kr



그러나 이 계약이 볼티모어에는 대재앙이 됐다. FA 대박 계약 후 매년 성적이 하락하며 '먹튀' 대명사로 전락했다. 2018년(.168) 2019년(.179) 2020년(.115) 3년 연속 1할대 타율에 허덕였다. 2018년 9월부터 2019년 4월 사이 62타석, 54타수 연속 무안타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불명예 기록을 쓰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13시즌 통산 성적은 1417경기 타율 2할3푼3리 1160안타 295홈런 780타점 555볼넷 1852삼진 출루율 .315 장타율 .459 OPS .774. FA 계약 후에는 5시즌 통산 534경기 타율 1할9푼6리 92홈런 OPS .670에 그쳤다. 볼티모어도 2017~2019년 3년 연속 지구 꼴찌에 그쳤고, 암흑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은퇴를 결정했지만 계약에 따라 데이비스는 내년 2300만 달러(약 267억원) 연봉도 그대로 수령한다. 마지막 계약 2년간 한 경기도 뛰지 않고 총 4600만 달러(534억원)를 챙기게 됐다. FA 계약 당시 1억6100만 달러 중 4200만 달러를 계약 기간 종료 후 15년간 나눠 지급받는 '지불 유예' 조건을 넣은 데이비스는 2023~2032년까지 매년 350만 달러, 2033~2037년까지 매년 140만 달러를 받는다. 

데이비스가 만 51세가 될 때까지 볼티모어는 계속 돈을 지급해야 한다. 볼티모어로선 거대한 돈 낭비이지만 차라리 눈에 안 보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몸값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데이비스를 써야 했던 볼티모어는 비로소 그의 그림자를 걷어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