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9회 블론세이브, 예상치 못한 명품 선발전에 찬물 끼얹다
2021.08.16 19:58:19

[OSEN=대전, 지형준 기자]8회초 2사 1,2루에서 한화 정우람이 삼성 구자욱에 동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손찬익 기자] 일방적인 승부가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명품 선발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들이 나란히 무너지면서 잔치를 제대로 망쳐놨다. 

지난 15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NC전에서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한화)와 신예 강태경(NC)의 선발 대결이었다.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카펜터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카펜터는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무려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한화는 4회 2사 만루 찬스에서 김태연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2-0으로 앞선 7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카펜터는 윤호솔에게 바통을 넘겼다. 

배명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2년차 강태경은 1군 마운드에 단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었다. 퓨처스 통산 9경기에 등판해 1승 2패(평균 자책점은 5.26)를 거둔 게 전부였다.

데뷔 첫 1군 무대를 밟은 강태경은 코칭스태프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이닝 5피안타 4볼넷 3탈삼진 2실점. 0-2로 뒤진 7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이우석과 교체됐다. 

강태경의 아버지인 강인권 NC 수석코치는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가, 데뷔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아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OSEN=잠실,박준형 기자]8회말 송구실책으로 2실점 허용한 NC 원종현 투수가 아쉬워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하지만 9회 반전에 반전이 이어졌다. 양팀 소방수가 약속이나 한 듯 무너지면서 뒷문이 뻥 뚫려버렸다. 한화 정우람은 2-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역대 3번째 8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달성에 1개만을 남겨둔 정우람은 선두타자 나성범의 좌중간 2루타에 이어 양의지의 좌전 안타로 1점을 내줬다. 

애런 알테어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강진성과 박준영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김태군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2-2 동점,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계속된 2사 1,2루서 최보성의 내야 안타 때 2루 주자 강진성이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들었다. 정우람은 2-3 역전까지 허용했다. 

그대로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한화는 2-3으로 뒤진 9회말 공격 때 김태연의 내야 안타, 이동훈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만들었다. NC 벤치는 홍성민 대신 원종현을 투입했다. 

NC 벤치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다. 원종현은 대타 이성곤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2루 주자 김태연이 홈을 밟았다. 3-3 승부는 원점이 됐다. 원종현은 이틀 연속 9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최재훈의 우전 안타, 하주석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으나, 최인호를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9회 3-3 무승부 종료.  

뻥 뚫린 뒷문은 예상치 못한 명품 선발진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