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외야 전향' 3500억 유격수의 희생, “나와 팀을 위한 훌륭한 결정”
2021.08.16 22:29:23

[사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21.08.16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나와 팀을 위한 훌륭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계약기간 11년에 총액 3억 2000만 달러(약 35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거물급 선수가 시즌 중 포지션 이동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미국 현지에서도 ‘전례가 없는 사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희생 정신을 발휘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타티스 주니어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출장하면서 16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홈런 2방에 4안타를 폭발시키며 이전과 다르지 않은 파괴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포지션이 어색했다. 이날 타티스 주니어는 본래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우익수로 출장했다. 유격수 자리에는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나섰다.

타티스 주니어는 올 시즌 왼쪽 어깨 탈골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 7월 31일 당한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다녀온 것이 올 시즌 3번째였다. 역동적이면서 포구를 위해 왼팔을 많이 써야 하는 내야수, 특히 유격수의 특성상 어깨 탈골이 고질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샌디에이고 구단 입장에서도 큰 전력 손실이다. 그렇기에 좀 더 건강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고 타티스 주니어를 외야로 보내는 방법을 생각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구단은 타티스 주니어에게 올 시즌 일부 경기들을 외야수로 뛰면 올해 비교적 안전하게 복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라면서 “이는 터무니 없는 소리일 수도 있다. 타티스 주니어는 16살 이후 외야수로 뛴 적이 없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시즌 중간에 유격수에서 외야로 전향한 사례가 거의 없다. 특히 플레이오프 진출이 달린 시점에서 이런 시도는 역사적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매체는 팀의 상황도 이해 하면서 “팀 역시 흔치 않은 재능들과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최고의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일 것이고 웨인 커비 1루 코치는 외야 수비 인스트럭터로 경험이 풍부하다”라면서 “또한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김하성이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 가능하다. 또한 애덤 프레이저를 영입해 내야 뎁스를 충원했다”라고며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타티스 주니어의 의지를 전했다. 매체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타티스 주니어가 (포지션 전향을) 기꺼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라면서 타티스 주니어의 희생 정신을 언급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구단이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선수의 특성을 파악해서 아이디어를 나에게 들고 왔을 때, 팀과 나를 위한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외야 전향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일단 어깨에 계속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설 예정이라고. 그는 “내 상황과 문제를 알고 있기에 컨트롤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영리해졌고 상황에 따라서 얼마나 더 역동적으로 플레이를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우익수로 나선 뒤 특별한 타구가 향하지는 않았지만 특출난 재능으로 금세 안정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매체는 “우익수 자리에서 힘든 타구를 테스트 받지는 못했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성공적으로 타구 지점에 자리했다”라면서 “1주일 가량 집중적인 준비 끝에 외야로 대비했다. 현재까지는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계획이 큰 이점을 가져다 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제이스 팅글러 감독은 타티스 주니어의 우익수 데뷔에 “매끄럽게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한다. 편안해 보였고 상황을 억제할 수 있었다. 타티스 주니어를 매우 신뢰한다”라며 포지션 전향에도 믿음을 드러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