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 잘 치는데 굳이 수빈이를…” 56억 외야수 후반기도 가시밭길
2021.08.18 20:54:25

 

[OSEN=창원, 민경훈 기자]7회초 1사 주자 1,2루 두산 정수빈이 2루수 앞 땅볼타구를 날린 후 NC 2루수 박민우의 포구 실책을 틈타 1루에 세이프 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2021.06.02 /rumi@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성실한 선수로 잘 알려진 정수빈(31·두산)이 FA 계약 첫해 이 정도의 부진을 겪을 것이라 예상이나 했을까.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정수빈은 원소속팀 두산과 6년 총액 56억원에 계약하며 ‘종신 두산맨’을 선언했다. 계약 당시 “6년 보장으로 완전한 두산맨이 될 수 있어 영광스럽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그러나 FA 첫해 모습은 실망의 연속이다. 시즌 시작과 함께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여를 이탈했고, 복귀 이후에도 50경기 타율 2할 1홈런 16타점의 부진을 겪으며 백업 김인태에 자리를 내줬다. 수비력은 여전히 톱클래스를 자랑하지만,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감독이 좀처럼 선발로 기용을 못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도 4경기를 모두 교체로 출전한 정수빈. 18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김)인태가 잘 치는데 굳이 (정)수빈이를 넣을 이유가 없다. 인태가 좋으니까 먼저 나가는 것이다. 공격 부분에서 인태가 나가는 게 낫다”고 56억 외야수의 좁아진 입지를 전했다.

다만, 두산이 정수빈을 백업으로 쓰기 위해 없는 살림에 56억원이란 큰돈을 투자한 건 아니다. 정수빈도 이제는 슬럼프를 깨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할 터. 정수빈 특유의 ‘가을 DNA’는 그 동안 두산이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수빈이가 현재 대수비, 대주자로 나가고 있는데 타격감도 올라와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정수빈의 반등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