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울산의 별', 드디어 사직으로…간절함으로 만든 첫 안타
2021.08.19 12:34:47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부산, 조형래 기자] 간절함에 몸을 던졌다. 데뷔 첫 선발 출장과 함께 첫 안타, 멀티 히트, 그리고 3출루 경기를 동시에 달성했다.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MVP 출신,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호연(26)이 드디어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울산의 별’이 3년의 세월을 거쳐 사직에 도착했다.

이호연은 광주일고,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8년 2차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롯데에 지명을 받았다. 공격력을 갖춘 우투좌타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고 실제로 신인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70경기 타율 3할2푼7리(245타수 80안타) 3홈런 25타점 39득점 OPS .809로 가능성을 내비췄다. 하지만 1군 콜업은 없었다. 올스타 휴식기 기간 잠시 1군 동행을 하기는 했지만 콜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대신 이호연은 2018년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5타수 3안타 3티잠 활약을 펼치며 퓨처스 올스타 MVP를 수상했다. 당시 프로 선수로서 목표에 대해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1군 무대를 밟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지난해가 되어서야 1군 데뷔했고 2타석만 소화했다. 올 시즌 이호연의 입지도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나이, 타격, 수비 포지션 모두 어중간한 상황이었다. 6월까지 퓨처스 타율도 2할2푼7리에 불과했다. 성적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해야만 했다.

하지만 착실하게 재활했고 서머캠프 기간 눈도장을 받았다. 여기에 김민수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었다.  18일 사직 키움전, 이호연은 전준우, 이대호 등이 휴식을 취하는 상황 속에서 7번 1루수로 데뷔 첫 선발 출장 했다. 데뷔 초반 받았던 기대에 비해 성과가 전무한 상황. 이호연은 첫 타석부터 간절했다.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키를 넘겨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향하는 타구를 때렸다. 2루수가 잡았지만 1루에 송구하지 못하며 내야안타가 만들어졌다. 이호연은 상대가 송구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1루에 슬라이딩을 하며 의지를 보였다. 데뷔 첫 안타를 향한 간절함이 온몸에 묻어났다.

경기 후 이호연은 “첫 안타가 간절했다. 첫 안타를 쳐야 홀가분 해질 것 같아서 1루와 나경민 코치님만 눈에 보였고 빨리 1루를 잡고 싶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슬라이딩 했다. 운이 따라줬다”고 슬라이딩을 한 상황을 설명했다.

첫 안타를 때려내자 그의 말대로 홀가분 해진 듯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자기 스윙을 했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내 기회를 이었다. 상대 우익수 실책까지 겹쳐 무사 2,3루 기회를 창출했다. 이호연이 공격 기회를 이어가면서 팀은 득점까지 성공했다. 8회말 2사 3루에서는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기도 했다. 데뷔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3출루 경기까지 성공했다.

그는 “다음 타석부터 확실히 마음 편했다. 코치님 조언 따라 변화구 기다렸다가 좋은 타구 칠 수 있었다”라면서 “6월에 발가락 골절이 있어 마음 고생을 했다. 올해는 끝인가보다 생각하기도 했다. 다행히 재활을 잘 마쳤고 오히려 휴식을 가지면서 타격감도 좋아졌다. 후반기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뒤늦은 데뷔 첫 안타 이후 꾸준한 활약을 다짐했다.

경기 후 서튼 감독은 “이호연도 첫 선발 경기에서 준비를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승부처에서 경기의 전환점, 불을 붙이는 부싯돌 역할로 덕아웃 분위기를 띄웠다”라며 이호연의 투혼과 의지를 칭찬했다. /jhrae@osen.co.kr


[OSEN=곽영래 기자]2018년 퓨처스 올스타전 MVP에 선정된 남부 올스타 이호연(롯데). /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