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명 D-4' KIA 윌리엄스* 감독의 '문동주vs김도영'에 대한 생각.txt
2021.08.19 14:38:35

맷 윌리엄스./사진=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나흘 앞두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코치 시절을 떠올렸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올해 KIA의 1차 지명 후보로 좋은 선수 두 명이 물망에 올랐다. 감독 본인이 스카우트라고 가정하면 팀 사정상 어느 선수를 선호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윌리엄스 감독은 "야구 철학적인 부분에서 접근하면 팀에 큰 임팩트를 남겨줄 수 있는 선수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는 아무래도 투수보다 야수가 자주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자원이다. 물론 투수가 월등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면 얘기는 다르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조계현 KIA 단장이 행복한 고민에 빠지지 않았을까 생각되고 결정을 잘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동안 나눈 얘기를 떠올렸을 땐 올해 좋은 드래프트 자원들이 나왔다고 들은 것 같다"고 기대를 품었다.

올해 KIA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 두 명은 광주진흥고 우완 투수 문동주(18)와 광주동성고 내야수 김도영(18)이다. 문동주는 평균 150km 이상의 빠른 직구가 매력적이고, 자신의 첫 전국대회인 황금사자기에서 3경기 16⅓이닝 2볼넷 22탈삼진, 평균자책점 1.69로 맹활약하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콘택트와 주루 능력이 뛰어난 김도영은 올해 주말리그 전반기 7경기 타율 0.500(28타수 14안타) 1홈런 8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281를 마크한 것을 포함해 드래프트 날이 가까워질수록 주가를 올려 KIA로 하여금 선택을 고심하게 했다.


광주진흥고 소속 우완 투수 문동주./사진=OSEN


한편 2003년 현역 은퇴 후 윌리엄스 감독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코치로 활약한 것을 비롯해 방송 해설자 등 애리조나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이때 경험했던 드래프트가 애리조나가 스티븐 드류(38)와 저스틴 업튼(34)을 지명한 2004~2005년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애리조나에 있을 때를 떠올려보면 유격수 드류를 드래프트했다. 드래프트 당시 드류는 앞으로 애리조나의 주전 유격수가 될 것으로 기대받던 유망주였다. 그다음 연도에는 업튼이 유격수로 나왔는데 이때 당시 '우리가 또 유격수를 뽑아야 하나'라고 큰 물음표가 던져졌었다"고 16년 전을 회상했다.

드래프트에 정답은 없다. 팀 사정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한 예로 올해 LA 에인절스는 타선이 어느 정도 완성된 반면, 마운드가 무너져 20라운드까지 진행된 올해 드래프트에서 20명 모두 투수만 지명했다. 그중 19명이 빠르게 1군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대졸 투수여서 마이크 트라웃, 앤서니 렌던, 오타니 쇼헤이 등 핵심 타자들이 있을 때 우승을 노린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선택이었다.

16년 전 애리조나는 포지션 중복과는 상관없이 최고의 재능을 차례로 데려오는 것을 택했다. 하지만 드류는 2006년 데뷔해 12시즌 동안 타율 0.252(4403타수 1109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업튼은 2007년 데뷔해 6년간 타율 0.278(2663타수 739안타), 108홈런 363타점 80도루를 마크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그 기간 애리조나는 2007년과 2011년을 제외하고는 하위권을 전전했다.

KBO 신인 드래프트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1차 지명 제도를 폐지하고 내년부터 전면 드래프트로 돌아간다. 마지막 1차 지명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 KIA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