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벨 울리고 금주까지? 150km 찍은 정해영 덕분에, 아빠는 즐겁다
2021.08.19 15:11:34


[OSEN=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정해영(20)이 첫 150km를 찍었다. 그러자 아버지 정회열 전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정해영은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경기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볼 9개만 던지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다음타자를 바로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어 마지막 타자 정수빈을 3구 삼진으로 잡았다. 마지막 공이 150km를 찍었고, 정수빈은 방망이를 헛돌렸다. 

정해영은 후반기들어 1세이브를 추가했으나 두 번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전반기는 1개에 그쳤던 블론세이브가 3개로 불어났다. 그만큼 젊은 투수에게 소방업무가 녹록치 않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이날은 4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깔끔한 투구로 승리를 지켰다. 고무적인 것은 처음으로 150km를 찍었다는 것이다. 투수들에게 150km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강속구 투수가 됐다는 증표나 다름없다. 

정해영의 무한한 성장과도 맞물린 수치이다. 작년 입단할 때 정해영은 140km 초반의 스피드에 그쳤다. 그러나 필승맨으로 자리를 잡으며 구속이 높아지더니 149km까지 끌어올렸다. 이번에는 공식으로 150km까지 찍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작년 아버지와 내기를 했다. 2020시즌에 150km를 찍고 매년 1km씩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대신 150km를 찍으면 아버지가 술을 끊어야 된다는 조건이었다.  정 전 코치는 "해영이가 150km를 던지면 술을 끊으라고 했다"며 웃었다. 

정 전 코치는 작년 7월초 아들 해영이가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자 기쁜 나머지 골든벨을 울린 적이 있었다. 집 근처의 호프집 손님들이 갑자기 행운을 맞았다. 정 전 코치는 "그 뒤로는 절대 안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주까지 하게 생겼다. 정 전 코치는 소문난 애주가이다. 광주일고-연세대 출신으로 1차 지명을 받아 주전포수로 해태 왕조를 이끌었다.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타이거즈의 간판 투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는 20세 30세이브에 도전하고 있다. 정 전 코치는 "해영이가 볼이 많이 좋아져 자신감도 더 높아졌다. 계속 성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작년 150km였다. 올해 151km를 찍어야 금주가 가능하다"며 더 크게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