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안 할 수는 없지만..." 나성범 ML 재도전+FA에 대해 입 열다
2021.08.21 13:25:16

나성범.

 

"FA(프리에이전트)를 생각 안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후배들을 잘 이끄는 게 더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재도전 역시 시즌 끝나고 난 뒤의 일이다."

팀이 어려운 상황과 마주한 가운데 '임시 주장'을 맡은 나성범(32·NC). 위기 속에서 그는 현재에만 더욱 집중하고 있었다.

'NC 다이노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이 20일 창원 LG전에서 개인 통산 2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양 팀이 1-1로 맞선 6회. 선두타자로 나서 LG 선발 손주영의 초구 슬라이더(126km)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시즌 21호)으로 연결했다. KBO 리그 역대 30번째로 나온 개인 통산 200호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전 이동욱 NC 감독은 나성범을 콕 집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후반기에 (나)성범이를 중심으로 잘해주고 있다. 경기 중 공격은 물론, 팀에서는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NC는 전반기 막판 불미스러운 일로 주전 4명이 이탈했다. 여기서 '안방마님' 양의지가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합류하는 동안, 팀원들을 다잡고 후배들을 다독인 건 나성범이었다.

경기 후 만난 나성범은 "당연히 (사태가 터진 후) 분위기가 처음엔 좋지 않았다. 각자 만나지는 못했지만 서로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다시 모였을 때 감독님께서 '현재 있는 멤버로 다시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부담감이라기보다는 후배들이 생각보다 잘 따라와주고, 그래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저도 그렇고 힘이 더 생기는 것 같다. 정말 고맙다"라고 되돌아봤다.


나성범(가운데).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길래 사령탑도 칭찬을 많이 하는 걸까. 하지만 나성범은 "딱히 이끈다기보다, 후배들이 알아서 잘 따라와주는 것 같다. 본인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고 있다. 제가 이닝마다 매 순간 좋은 이야기를 하는데 후배들도 잘 따라와주고 분위기도 좋다. 가끔 성적이 안 좋은 선수가 있으면 다가가 제가 안 좋았을 때의 경험을 이야기해준다. 경기 중에 다들 미친놈처럼 (더그아웃에서) 소리를 지른다. 야구를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제가 할 말이 없다. 제 할 것만 잘하면 된다"며 후배들을 두루 칭찬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디펜딩 챔피언' NC의 수성을 점쳤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태를 맞이한 와중에 4위로 선전하고 있다. 나성범은 "당장의 순위보다 이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팀이 한 순간에 내려갈 수도 있다. 지난해 정말 잘해서 우승까지 했는데 내려가는 건 싫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려다 보니 다시 4위까지 올라왔다. 그래도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성범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획득한다. 또 지난 시즌 종료 후 무산됐던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도 다시 펼칠 수 있다. 나성범은 FA에 대해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지만…"이라면서 "지금은 FA를 생각하는 것보다 후배들을 잘 이끌고, 감독님께서 원하는 방향으로 시즌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 FA가 시즌 중간에 되는 게 아니다. 끝나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정말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해서도 "그 부분 역시 시즌이 다 끝난 뒤의 일이다. 올 시즌에 집중하는 게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서 현재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20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나성범. /사진=김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