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km’ 고우석의 실패, ‘146km’ 오승환 성공, 차이점은 무엇일까?
2021.08.26 17:29:48



[OSEN=잠실, 한용섭 기자]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 KBO리그에서 내로라 하는 마무리 투수들이 9회 나란히 등판했다.

평균 156km 직구를 뿌린 LG 고우석은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세이브에 실패했다. 평균 146km 직구를 던진 삼성 오승환은 1사 만루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무승부로 끝냈다. 직구 평균 구속에서 10km가 느린 오승환이 승자였다.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

선발 수아레즈(LG)와 백정현(삼성)의 팽팽한 투수전은 9회 마무리 대결까지 흥미롭게 이어졌다. LG는 6회 2점을 뽑아 3-2로 뒤집었다. 7~8회 필승조인 이정용, 정우영이 잘 막았다.

9회초 등판한 고우석은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아 1,3루 위기에 몰렸다. 김지찬 상대로 157km 강속구를 던져 스퀴즈 번트 시도를 파울로 실패시켰으나, 풀카운트에서 2루수 땅볼로 동점을 허용했다. 블론 세이브.

고우석은 이날 투구수 23개 중 직구가 17개, 변화구는 6개였다. 슬라이더 3개, 커브 2개, 커터 1개를 던졌다. 최고 157km, 최저 155km, 평균 156.2km인 직구 위주의 피칭이었다. 직구 평균 스피드는 올 시즌 최고였다.

그러나 제구가 낮게낮게 되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바깥이나 높게 들어갔다. 이원석에게 157km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안타, 박승규에게 144km 커터가 가운데 높게 들어가 안타가 됐다. 스퀴즈에 실패한 김지찬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짓지 못하고 풀카운트까지 몰렸다. 풀카운트에서 1루 주자가 자동 스타트를 끊어 2루수 정면 땅볼에도 병살에 실패했다.



9회말 등판한 오승환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고서 희생 번트, 폭투가 나와 1사 3루 위기에 처했다. 볼넷과 고의4구로 만루 작전을 펼쳤다. 고우석보다 더 큰 끝내기 위기에 몰렸으나, 서건창을 3루수 인필드 플라이, 이형종을 중견수 뜬공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오승환은 투구수 21개 중 직구가 9개, 변화구가 12개였다. 슬라이더 7개, 포크볼 5개였다. 오승환의 직구는 이날 144~149km까지 다양한 구속을 보였다. 평균 146.3km로 구속도 좋았다. 그러나 위기에서 타자들과 승부에서 적절하게 변화구로 유인하고, 제구도 괜찮게 이뤄졌다.

오승환은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까지 다양한 구종으로 승부한다. 변화구 제구 완성도가 좋은 편이다. 한국, 미국, 일본에서의 풍부한 경험까지 쌓여 위기에서도 노련하다. 

반면 고우석은 직구 제구와 변화구(슬라이더, 커브) 완성도가 조금 아쉽다. 첫 타자 오재일은 낮게 떨어진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지만, 이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힘으로, 최고 157km 직구로 밀어부쳤지만 짧게 끊어치는 상대 타자들의 스윙에 안타가 되거나 파울로 커트됐다.

고우석은 슬라이더, 커브, 커터로 구종을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으나 여전히 직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타자가 직구만 생각하지 않게 할 안정된 변화구를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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