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 단장 피셜 메이저도 맛본 만 24세 외인 투수 영입할 수 있었던 배경.txt
2021.08.26 21:18:38

보 다카하시./사진=루이빌 배츠 공식 SNS 캡처

 

어린데 경험도 많다. 메이저리그의 부름도 받았던 보 다카하시(24)가 KIA 타이거즈에 영입됐다.

조계현 KIA 단장은 26일 영입 발표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다카하시는 브라질 대표팀에 있다 스카우트돼 미국으로 진출한 케이스다. 마이너리그에서 오래 뛰다가 메이저리그에도 잠깐 있었다. 미국은 메이저리그에 올려 성공하면 그대로 두는데 실패하면 거의 트레이드칩으로 활용한다. 선수가 많은 미국이라 가능한 일이다. 한마디로 다카하시는 약간 밀린 상태인데 우리가 관심을 보이니까 (상대 팀에서도) 다카하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줬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KIA는 "일본계(3세) 브라질 국적의 다카하시와 연봉 6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 등 총액 16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KIA 관계자는 "다카하시와 계약을 마치고 취업 비자를 신청한 상태다. 비자 발급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입국해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카하시는 키 183cm, 체중 102kg 체격의 우완 정통파 투수로 나이는 8월 26일 기준으로 만 24세 7개월 3일이다. 이는 등록일 기준으로 역대 KBO 리그를 찾은 외국인 선수 중 최연소였던 만 24세 5개월 30일의 브룩스 다익손(SK 와이번스)과 비슷한 나이다.

국제 무대에서 KBO 리그의 입지가 상승해 외국인 선수들의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다카하시는 이미 메이저리그 문턱까지 가본 선수로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브라질 대표팀 투수로도 활약했다. 마이너리그 7년간 통산 131경기에 출장 42승 41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했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었던 2019년에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콜업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에는 신시내티 레즈 산하 루이빌 배츠(AAA) 소속으로 23이닝 연속 무실점을 비롯해 18경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4.45를 마크한터라 메이저리그 진출도 꿈은 아니었다.

조계현 단장은 다카하시를 통해 장수 외인 시스템을 꿈꾼다. 그는 "단장으로서 어린 외국인 선수를 선호하는 편인데 장단점이 다 있다. 어린 선수는 경험이 적지만 미래가치가 있고, 노장 선수는 당장 쓸 수 있는 반면 미래 가치가 떨어진다. 어떻게 쓸 것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일장일단이 있음을 전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도 1년 만에 와서 적응하려면 힘들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도 한국에 와서 적응하고 내용이 좋으면 1년이 아닌 몇 년을 함께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었다. KBO 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지 꽤 됐는데 이왕이면 더스틴 니퍼트 같은 사례를 만들고 싶다. 외국인 선수가 오래 남을 경우 선수단과 화합이나 팬들과 관계 모두 좋아질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물론 다카하시의 실력도 매력적이었다. KIA는 "다카하시는 시속 150km 초반까지 이르는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운동 신경이 뛰어난데다 20대 초반의 나이에도 프로 경험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계현 단장은 "가장 매력적인 점은 직구와 변화구 컨트롤이 안정적인 것이다. 직구 구속은 시속 92~94마일(약 148㎞~151㎞) 정도 던진다. 브라질로 이주한 일본인 3세 출신이라 그런지 투구 폼도 동양적이고 예쁘다.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를 할 줄 안다. 보기에도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어 영입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