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보어가 해냈다, 이틀 연속 역전승…인내의 볼넷과 변화구 안타
2021.08.28 08:38:11

[OSEN=잠실, 지형준 기자] 2회말 1사 1루에서 LG 보어가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1.08.26 /jpnews@osen.co.kr


[OSEN=잠실, 한용섭 기자] 27일 삼성-LG전을 앞둔 잠실구장. LG 외국인 타자 보어가 경기 준비를 마치고 라커룸에서 3루쪽 그라운드로 나왔다. 3루쪽 외야에서 혼자 러닝 등 회복 운동을 하고 있던 삼성 외국인 투수 뷰캐넌이 보어를 불렀다. 뷰캐넌이 몇 마디 내뱉었고, 보어는 씩 웃으며 1루쪽 덕아웃으로 향했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가 1할 타율로 부진하지만, 삼성과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이 고무적이다.

보어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3회와 5회 삼성 선발 원태인의 체인지업에 속수무책, 헛스윙으로 연속 삼진을 당했다.

0-1로 뒤진 7회 2사 1루에서 세 번째 승부였다. 1볼 2스트라이크 삼진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원태인의 바깥쪽 체인지업에 배트를 쭉 뻗어 끌어당겼다. 타구는 우측으로 시프트를 한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우전 안타가 됐다.

체인지업에 삼세번 당하지는 않았다. 보어의 시즌 5번째 안타, 변화구를 받아쳐서 외야로 날아간 첫 번째 안타였다. 1할 타자의 예상을 깬 안타였다. 1루로 나간 보어는 대주자 김용의로 교체됐고,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환대를 받았다. 

2사 1,3루 찬스로 연결됐고, 이재원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 이후 삼성 불펜진이 투입됐고, 홍창기의 밀어내기 볼넷, 오지환의 1타점 적시타가 터져 3-1 역전승을 거뒀다. 지극히 안타 확률이 낮은 상황에서 체인지업을 때려 안타를 만든 보어의 노력이 큰 파동을 불러왔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 7회말 2사 1루에서 LG 보어가 안타를 날리고 교체되자 김현수가 기뻐하며 격려하고 있다. 2021.08.27 /jpnews@osen.co.kr


지난 26일 삼성전에서도 보어의 작은 노력이 역전극을 불러왔다. 삼성 선발 뷰캐넌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보어는 0-2로 뒤진 6회 2사 2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뷰캐넌 상대로 2회 빗맞아 수비 시프트 빈 곳으로 굴러간 행운의 내야 안타, 4회 외야 뜬공을 기록했다.

보어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뷰캐넌의 직구, 커터, 체인지업을 잘 참으며 볼넷을 골랐다. 시즌 5번째 볼넷이었다. 2사 1,2루가 됐고 뷰캐넌 상대로 이재원의 1타점 적시타, 홍창기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2-2 동점이 됐다.

LG는 7~8회 삼성 불펜을 공략해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허삼영 감독은 “뷰캐넌이 볼넷을 내준 것이 실점으로 이어져 뼈아팠다”고 언급했다. 보어가 중요한 순간 아웃되지 않고 볼넷으로 후속 타자에게 찬스를 연결시켜 준 것이 동점, 역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28일 경기 전, 뷰캐넌은 결정적인 볼넷을 허용했던 보어를 불러 한 마디 했을 것이다. 아마도 "네 볼넷 때문에 우리가 졌어"라고.

보어는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다시 1할대 타율(.119)로 올라섰다. 49타석에서 17삼진, 여전히 삼진율 35%로 높지만, 볼넷도 고르고 변화구를 때려 안타도 만들었다. 

보어는 “이번 주에 계속 좋은 투수들을 만나 나름대로 좋은 리듬을 찾으려고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며 “요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기에 팀에 도움이 되고자 최대한 다음 타자에게 이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경기 감각을 찾으려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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