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가지면 될 것도 안 돼요” 37세 백업포수가 프로에서 살아남는 법.txt
2021.08.28 10:37:43

 

[OSEN=수원, 김성락 기자]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2사 만루 KT 허도환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2021.08.27 /ksl0919@osen.co.kr



[OSEN=수원, 이후광 기자] 37세 베테랑 허도환(KT)이 만루에서 값진 2타점 적시타로 팀의 6-4 역전승을 이끌었다.

KT 위즈는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최근 3연승, SSG전 6연승을 달리며 시즌 54승 1무 35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단독 선두.

선발에서 제외된 허도환은 8회초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3-3 동점이 된 8회말 대타 박경수의 자동고의4구로 맞이한 2사 만루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1B-1S에서 장지훈의 체인지업(128km)을 받아쳐 결승타를 때려낸 것.

허도환은 경기 후 “코치님이 앞 타자를 거를 것이라고 말해주셔서 나한테 찬스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타석에 들어설 때부터 변화구를 노렸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결승타 뒷이야기를 전했다.

동점 만루 찬스가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허도환은 “어릴 때는 떨렸다. ‘내가 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투수도 떨리는 건 마찬가지다. 내가 주눅들 필요는 없다. 강하고 빠르게 승부를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허도환은 지난 2007년 프로에 데뷔해 올해로 프로 15년차를 보내고 있다. 그 동안 두산, 넥센, 한화, SK 등을 거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포수다. 그런 베테랑이 보는 올해 KT의 경기력은 어떨까.

 

[OSEN=수원, 김성락 기자] KT가 약속의 8회를 앞세워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KT 위즈는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승리가 확정된 순간 KT 허도환, 김재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1.08.27 /ksl0919@osen.co.kr



허도환은 “지고 있어도 따라가려고 한다. 작년 초반만 해도 지고 있으면 가라앉았는데 지금은 1, 2명 나가면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파이팅도 있다”며 “고참으로서 보기 좋다. (유)한준이 형과 (박)경수가 그런 문화를 잘 만들어놔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본인의 역할은 없었을까. 허도환은 “어릴 때 파이팅 하는 게 버릇이 돼서 나도 모르게 나온다”고 웃으며 “그러나 선배들이 파이팅을 외치면 후배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조용히 있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접전이거나 이길 때는 많이 북돋아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허도환은 지난 2018년 SSG의 전신인 SK에서 우승 반지를 낀 경험이 있다. 당시 마무리로 나선 김광현과 마지막 우승 확정 순간을 함께 했다. 그리고 3년 이 지나 다시 그 기쁨을 느끼고 싶다.

허도환은 “올해 우리 팀 선발이 너무 막강하다. 타선도 짜임새가 좋아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라며 “야구는 선발 놀음이다. 선발이 좋으면 순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또 우리 팀엔 좋은 마무리도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베테랑다운 메시지를 전했다. 허도환은 “부감 가지면 될 것도 안 된다. 즐기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 재미있게 또 즐기면서 야구를 하고 있다”고 밝게 웃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