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아쉬움] "2019년이었으면 바로 데려왔다" 이성열 은퇴, 옛 은사의 탄식.txt
2021.08.29 10:21:16

이성열. /사진=뉴스1

 

"2019년 같았으면 무조건 데려왔다."

한화 이글스 이성열(37)이 은퇴했다. 과거 넥센(현 키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때가 엇갈렸다며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28일 이성열의 은퇴 소식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KT의 상황이 2019년 같았다면 당장에 이성열을 영입했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리가 없다.

이 감독은 이성열을 잘 아는 지도자 중 하나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히어로즈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이성열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히어로즈에서 뛰었다.

이강철 감독은 "엊그제 전화가 왔었다. 2019년 같았으면 1루가 없을 때니까 무조건 데려왔다. 인성도 좋고 큰 것도 친다. 2사 만루에 나오면 아직도 제일 무서운 타자 아닌가. 맞으면 가는데..."라 돌아봤다.

한화는 28일 이성열이 선수 생활을 마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성열과 동갑인 박경수는 KT 주전 2루수로 아직 활약 중이다. 이성열은 마지막 타석이 8월 14일 NC전 만루 홈런이다.

이성열은 이 경기서 만루 홈런을 치고 다음 타석에서 교체됐다. 그리고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성열을 중용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한화는 올 시즌 10위에 쳐져 있다. 2년 연속 꼴찌가 유력하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선수단을 개편하는 리빌딩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이다. 만루 홈런을 치고도 한화에서 설 자리를 잃은 이유다.

이강철 감독도 옛 제자의 불운을 걱정했다. 이 감독은 "당장 성적이 급한 팀이라면 베테랑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강)백호가 1루수로 자리를 잡았고 지명타자는 내년에 (김)태훈이나 (문)상철이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성열은 2003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LG에 입단했다. 2008년 두산, 2012년 키움(전 넥센)을 거쳐 2015년 한화에 왔다.

이성열은 효천고를 졸업하고 2003년 LG에 2차 1라운드(3순위)로 입단한 뒤 2008년 두산, 2012년 넥센(현 키움)을 거쳐 2015년부터 한화에서 7시즌을 보냈다. 커리어 18시즌 중 한화에 가장 오래 머물렀다.

이성열은 통산 1506경기 4134타수 1047안타 타율 0.253, 190홈런을 기록했다.

이성열은 구단을 통해 "한화에서 7년 동안 뛰면서 행복했다. 특히 2018년 팀이 오랜만에 가을야구를 했는데, 그 일원으로 함께했던 기억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구단과 팬들께 죄송하지만, 마지막 타석 만루홈런처럼 좋은 추억만 갖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려 한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이성열은 잔여 시즌 퓨처스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