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실점인데 64구 교체…김광현 관리인가, 감독 불신인가?
2021.08.30 07:04:02

[사진] 2021.08.30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3)이 4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64구 만에 교체됐다. 이게 관리 야구인지, 아니면 감독의 불신인지 분간이 안 된다. 

김광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3회까지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노히터 투구를 펼쳤다. 4회 시작부터 3연속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쓰쓰고 요시토모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을 허용한 게 전부. 4회까지 투구수도 64개로 적절했다. 

그러나 5회 이닝 첫 타자 김광현 타석에 대타 맷 카펜터가 들어섰다. 1-1 동점 상황이긴 해도 주자가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점수가 크게 급한 상황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교체는 성공했다. 카펜터가 볼넷을 얻어낸 뒤 토미 에드먼의 투런 홈런이 터지며 3-1로 달아났다.  

좋은 의미로 보면 관리 차원이다.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김광현에 대해 "예정된 투구수가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개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관리를 시사했다. 이달 초 팔꿈치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김광현은 2주가량 회복기를 가졌다.

빅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25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김광현은 구원으로 2⅔이닝 46구를 던졌다. 그로부터 4일 휴식을 갖고 이날 선발로 나섰다. 선발로 완전히 빌드업이 된 상태가 아니긴 했다. 

그러나 쉴트 감독은 "김광현이 효율적으로 던지면 예정된 투구수를 넘길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3회까지 잘 던졌지만 4회 3연속 안타가 쉴트 감독을 불안하게 한 듯하다. 

김광현에게 70구 미만 1실점 교체가 이날 한 번만 있었던 게 아니다. 지난 5월6일 뉴욕 메츠전(4이닝 1실점 66구), 6월2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4이닝 1실점 47구)에도 조기 교체됐다. 

하지만 앞서 2경기는 모두 7이닝 더블헤더로 추가 점수가 필요하다는 명분이 있긴 했다. 이번에도 부상 관리라는 명분이 있지만 FA를 앞두고 가치를 높여야 할 김광현에겐 달갑지 않은 결정이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