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타니가 위대한가, 무려 131년 만의 또 역사 '신화 창조'
2021.08.30 11:26:56

 

오타니 쇼헤이가 29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에서 1회 라이언 웨더스의 투구에 오른 손목 부근을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투타겸업'으로 신화를 창조해 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위대한 이유를 또 증명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또 현대 야구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LA 에인절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1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10-2 대승을 거뒀다.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2득점과 함께 도루 1개를 성공하며 구단 최초 4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는 1회부터 부상 투혼을 보여줬다. 1회말 무사 1루 상황. 오타니는 상대 선발 라이언 웨더스가 볼카운트 0-2에서 던진 3구째 속구(150km)에 오른쪽 손목 부근을 강타 당했다. 오타니는 한동안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나 심판은 오타니가 헛스윙을 했다고 판정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오타니는 교체 없이 끝까지 경기를 소화하는 투지를 보여줬다.

 

1회 사구 후 고통스러워하는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3회 유격수 뜬공에 그친 오타니는 5회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기민하게 2루를 훔치며 올 시즌 20번째 도루를 달성했다. 41홈런을 친 오타니가 '4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계속해서 오타니는 조 아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팀에 추가 득점을 안겼다. 6회 무사 만루에서는 투수 땅볼, 8회말에는 삼진에 그쳤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LA 에인절스에서 '4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건 오타니가 최초다. 또 메이저리그로는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이후 2년 만이자,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커티슨 그랜더슨(뉴욕 양키스) 이후 10년 만의 나온 기록이다. 더욱이 미국 ESPN에 따르면 8월 이전에 '4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건 1999년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와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에 이어 와니가 3번째다.

아울러 투수가 20도루를 기록한 건 현대 야구 시대인 20세기(1901년 1월 1일~2000년 12월 31일) 이후로는 사상 최초다. 종전 투수 최다 도루 기록은 밥 깁슨(1935년 11월 9일 출생~2020년 10월 2일 사망)의 13개였다. 19세기까지 올라가면 신시내티 소속의 통산 284승 스위치 투수 토니 뮬라네(1859년 1월 20일 출생~1944년 4월 25일 사망)가 1886(20개), 1887(20개), 1889(24개) 시즌까지 3시즌 동안 20도루 이상을 달성했다. 결국 오타니가 무려 131년 만에 새로운 신화를 또 창조했다.

 

오타니가 5회 올 시즌 20번째 도루를 달성하는 순간.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