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없이 11점 뽑아낸 LG... 하지만 그 속에 보였던 옥에 티
2021.08.30 11:56:15

 

이상호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5회말 번트에 실패했다./사진=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가 상대 선발 최원태(24·키움 히어로즈)를 초반에 난타하고 4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9점 차 대승에도 짚을 점은 분명히 있었다.

LG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키움 히어로즈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11-2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지난주 일요일부터 이어진 8연전을 4승 1무 1패(2경기 우천 취소)로 마치면서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날 경기는 초장부터 승부가 갈렸다. LG 타선이 홈런 없이 안타로만 1회 4점, 2회 7점으로 11점을 뽑았다. 키움 선발 최원태는 1회에만 연속 안타와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4실점 했고 송성문의 호수비 덕분에 가까스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2회 2사 만루 상황에서 이재원과 문보경에게 연속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 4실점 했다. 이후 보어에게 볼넷, 이영빈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내줘 강판당했다. 뒤이어 올라온 양현이 그의 책임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면서 최원태는 1⅔이닝 8피안타 5사사구 0탈삼진 11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종전 기록은 2017년 수원 KT전과 고척 두산전에서 있었던 9실점.

이후 LG는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지만, 승리를 지키기에는 충분했다. 키움은 4회초 송성문이 손주영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뽑아낸 것이 유일한 소득이었다. 손주영은 6이닝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1루 주자 유강남이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5회말 2루에서 아웃됐다./사진=키움 히어로즈

 

하지만 LG에 있어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 LG가 4-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오지환이 최원태의 2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상대로 번트를 시도했다. 공은 얼마가지 못했고 이지영이 곧장 3루로 뿌려 2루에 있던 이성우를 아웃시켰다. 자칫하면 병살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 더욱이 앞선 주자였던 이성우는 발이 빠른 편이 아니라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전날(28일) LG는 두 번의 번트를 시도했다. LG가 1-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이상호가 번트를 시도해 2-6-4 병살을 만들었다.

보어의 역전 2타점 적시타로 3-2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에서도 유강남이 번트를 시도해 2-6-4 병살로 끝났다. 이때는 1루 주자를 김용의로 교체했으나, 발이 느린 유강남이 타석에 있었다는 점에서 앞선 상황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해 류지현 LG 감독은 29일 경기에 앞서 "좋은 투수들을 만나면 번트도 어렵다. 전날 상대한 에릭 요키시의 경우 공의 무브먼트가 심해서 선수들도 번트를 대기가 어렵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는 아쉬웠지만, 거기에 큰 의미는 두지 않으려 한다. 요키시가 피안타율이 낮은 투수기 때문에 어떻게든 득점권 상황을 만들려고 했다. 안타 하나에 득점 할 수 있는 상황이 필요했다. 우리가 준비한 부분을 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비록 두 경기 모두 LG의 승리로 끝났지만, 류지현 감독이 준비한 묘수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잇따른 작전 실패는 타선의 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재고해볼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