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라인업 경계했던 사령탑... 또 정면 승부, 데자뷰 일격
2021.08.30 14:58:50

 

[사진] 두산 홍건희 /OSEN DB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들이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롯데의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항상 경계했다. 올해 롯데 상대로 4승7패1무로 상성이 좋지 않았다. 특히 이대호를 필두로 한 전준우, 손아섭, 정훈, 안치홍 등 중심 타선에게 일격을 허용한 경기들이 더러 있었다. 지난 4월 21일 사직 경기에서 당시 필승조인 이승진은 이대호에게 역전 결승 3점포를 얻어 맞았다. 148km의 강속구를 던져 힘으로 승부하다가 일격을 허용했다. 3구 째에 홈런을 허용했는데 3구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 대목에서 “왜 이대호인가. 이대호는 150km도 때리는 선수다”라면서 힘으로 정면 승부를 펼친 점을 꼬집었다.

그리고 지난 28일 다시 사직 경기. 두산은 9회까지 10-5로 앞섰지만 10-10으로 동점을 허용하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9회 실책이 겹쳤지만 홍건희, 김강률 등 필승조가 무너졌다. 역시 9회에는 전준우, 정훈, 안치홍, 손아섭 등 중심 타선이 숨어 있었다.

김 감독은 29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경기를 복기하면서 “홍건희와 김강률은 자기의 공을 던졌다. 직구가 좋았지만 롯데의 중심 타자들은 모두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들이지 않나. 변화구도 좀 섞었으면 좋았을텐데 베테랑들을 못 당했다”라고 짚었다.

그리고 다시 29일 경기. 선발 곽빈이 ‘국가대표’ 라인업을 상대로 5⅓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다. 불펜진이 가동이 됐고 2-2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이 우려했던 장면이 나왔다. 앞선 경기들의 데자뷰였다.

6회말 1사 1,3루 위기를 틀어막은 이현승이 7회에도 올라왔다. 그러나 초구를 던지다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우타자 이대호가 나오자 필승조인 홍건희를 투입했다.

홍건희는 초구 135km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구 째는 147km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빠졌다. 1볼 1스트라이크. 3구 째는 145km 낮은 코스에 패스트볼을 꽂았다. 로케이션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홍건희의 강점이 패스트볼인 것을 알고 있었던 이대호는 스윙을 자신 있게 돌렸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은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 결승 투런포로 이어졌다.

이대호는 경기 후 “홍건희 선수는 강속구가 주 무기인 투수다. 빠른공 하나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제 같은 경우는 타구가 밀렸었다. 어제 한 번 쳤던 경험이 있었고 타이밍을 앞에 두고 친다는 생각으로 쳤던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홍건희는 다시 노림수에 당했고 김태형 감독이 경계했던 그 상황이 다시 반복됐다. 두산은 전날 충격의 무승부에 이어 다시 경기 후반 뼈아픈 점수를 내주면서 2-4로 패했고 부산 원정을 1무1패로 마무리 지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