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고 감독 "김도영은 7툴 플레이어, 고교 시절 이종범보다 낫다"
2021.08.30 20:59:27

김도영./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에 1차 지명된 내야수 김도영(18·광주동성고)은 이른바 '5툴 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받는다. 콘택트와 장타력, 스피드, 수비, 송구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뜻이다. 김도영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그 중 가장 자신 있는 것으로 "달리기"를 꼽았다.

그러나 김재덕(48) 광주동성고 감독은 '애제자' 김도영에게 2개의 툴이 더 있다고 소개했다. 3년간 김도영을 지켜본 김 감독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확실히 (김)도영이가 빠르긴 하다. 웬만해선 1루까지 4초 안에 끊는다"라고 수긍했다. 그러나 곧바로 "(김)도영이가 5툴 플레이어로 불리는데 포함해야 할 툴이 또 있다. 성품과 야구 센스"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김)도영이가 성품이 참 좋다. 배려심도 깊고 후배들을 잘 챙긴다. 항상 어른스럽고 멀리 내다볼 줄 안다. 또 (야구를 잘하면서) 항상 못하는 애처럼 겸손하다. 보통 고등학교 선수들이 잘한다고 하면 폼을 잡는다거나 (자만하는) 그런 부분이 없을 수가 없는데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독으로서 보기 좋았다"며 "야구는 못 할 수도 있지만, 배우면 된다. 하지만 성품은 타고나는 것이다. 지도자로서 이런 점에 더 점수를 주고 싶고 정말 마음에 든다"고 흐뭇해했다.

김도영의 야구 센스에 대해서는 조계현 KIA 단장이 먼저 힌트를 줬다. 23일 1차 지명 직후 취재진과 만난 조계현 단장은 "김도영은 가진 5가지 툴 외에 '생각하는 야구'를 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에 김재덕 감독은 "예를 들어 (김)도영이는 경기가 잘 안 풀리면 벤치 사인 없이도 기습번트를 댄다든가 진루타를 쳐 고리를 이어준다. 이런 모습을 보고 조계현 단장님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주루에 대해서도 (김)도영이한테는 그린라이트를 주는데 그 때 그 때 주루 상황에 대한 판단도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화려한 플레이로 유명한 메이저리그 유격수 하비에르 바에즈(29·뉴욕 메츠)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자신의 롤모델로 꼽았다.

이 얘기를 들은 김재덕 감독은 "자신이 갖고 있지 않아서 (그 선수들을) 동경하는 것 같다"면서 "(김)도영이는 까불고 활발하다기보단 조용한 성격이다. 매사 신중하고 진지하다. 본인이 나서서 하는 성격이라기보다는 묵묵히 성실하게 본인의 플레이를 하는 선수"라고 평했다.


사진 왼쪽부터 광주동성고의 김재덕 감독, 김도영, 신장호 교장/사진제공=광주 동성고

 

칭찬을 늘어놓은 김재덕 감독은 김도영이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을 묻자 "아무래도 수비 쪽이다. 당장은 볼 핸들링이 부드러워질 필요가 있다. 급하게 하려다 보니 펌블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만 보완한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김재덕 감독은 "수비는 훈련으로 늘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 고등학교 1학년 때 시합을 잘 나오지 못하는 편인데 (김)도영이는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나가면서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야구가 늘고 있는 것이 보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프로에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체계적인 훈련과 관리를 받는다면 홈런도 20개 이상 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뛰는 것과 수비는 슬럼프라는 것이 잘 없다. 타격이야 워낙 본인이 가진 콘택트나 능력치가 좋기 때문에, 박찬호(26·KIA) 같은 수비만 갖추게 된다면 어마어마한 선수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51)'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알고 보니 이 수식어는 김재덕 감독의 과거 한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김 감독은 "(김)도영이를 제2의 이종범으로 표현한 것은 내가 한 말로 시작됐다. 물론 이종범 선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였다. 이종범 선수가 저보다 2년 선배인데 '고등학교 때만 놓고 본다면 김도영이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표현했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동성고 출신의 김 감독은 고교 시절 광주일고 이종범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포지션은 외야수로 1991~98년 해태(현 KIA)에서 프로 선수로 뛰었다. 93~97년 이종범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감독이 바라본 김도영은 항상 KIA 입단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는 선수였다. 김재덕 감독은 "(김)도영이는 어릴 때부터 KIA 타이거즈 입단이 꿈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KIA 입단이 100% 보장돼 있었다면 메이저리그는 처음부터 생각도 안 했을 것이다. 다만 KIA로 못 갈 것 같아 흔들렸을 뿐"이라며 "해주고 싶은 얘기는 KIA에 입단하면 아프지 말고, 막내이니까 선배들한테 많이 배우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