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 권광민조차 아쉬웠다... 2주 남은 2차 지명, 몇 명이나 불릴까?
2021.08.30 21:03:05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권광민이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프로 데뷔의 꿈을 안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최선을 다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최대어' 권광민(24)조차 아쉬운 소리를 들었다.

권광민은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을 마친 후 "자신 있게 왔는데 생각보다 못 보여준 것 같아 아쉽다. 스카우트들을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내 것에만 집중하려 했지만, 장타 부분에서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과거 시카고 컵스 입단 당시 추신수(39·SSG 랜더스)를 롤모델로 꼽았던 그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추신수를 목표로 했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주력"이라고 답한 권광민은 "여전히 추신수 선배 같은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권광민은 줄곧 올해 트라이아웃의 최대어로 꼽혔다. 좌투좌타로 현재 외야와 1루 모두 소화하고 있는 권광민은 2016년 시카고 컵스와 국제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3년간 통산 102경기 타율 0.212, 2홈런 23타점 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58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8년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참가한 호주 리그에서도 40경기 타율 0.215, 6홈런 20타점 1도루, OPS 0.685에 머물렀다.

트라이아웃에 앞서 만난 모 구단의 A 스카우트는 "전반적으로 올해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의 수도 적고 수준이 높다고 할 순 없다. 주목할 만한 선수는 사실상 권광민이 유일하다. 미국에서 실패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진출 당시 120만 달러(약 14억원)를 받은 선수다. 한 번쯤 데려가 테스트해 볼 구단은 분명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연 그 말대로였다. 이날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4명의 야수들은 약 30분간 1인당 10구씩 로테이션을 돌며 총 30구 프리배팅을 진행했다. 현재 소속돼 있는 독립 리그 야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유니폼을 입고 참가한 권광민은 프리배팅에서도 눈에 띄었다. 30개의 공 대부분을 외야 쪽으로 날렸고 타구 속도 역시 빨랐다.

몇 차례 실패를 겪은 권광민도 자신을 한껏 낮췄다. 그는 "독립 리그를 경험하면서 정신적인 면에서 강해졌다. 리그 수준은 내가 판단할 것은 아니다. 다만 선수들이 프로 입단 하나를 위해 악착같이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얘기했다.


권광민(오른쪽 첫 번째) 등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6명의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BO


권광민은 장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을 유일한 아쉬운 점으로 표현했지만, 스카우트와 선수들간의 질의 시간에 어깨와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등 현장의 반응은 미묘하게 달랐다.

트라이아웃을 모두 지켜본 A 스카우트는 "스카우트들이 트라이아웃 하나만 보고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 이미 주요 선수들에 대해선 오랜 기간 지켜봤고 권광민도 그 과정을 통해 장타력은 확실히 있다고 봤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아쉽게도 그 외에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미국 진출을 할 정도의 재능이다 보니 전체적인 그림은 좋다. 장타도, 체격도, 스윙폼도 좋다. 다만 수비가 기대보단 미흡했다. 외야수로 나서고 있지만, 1루나 지명타자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2주 뒤 있을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지명받을 선수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권광민 외 선수들이 아쉽다는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트라이아웃을 돌아본 A 스카우트는 "예상대로 예년에 비해서 풀이 약했다. 권광민을 제외하고는 크게 긍정적이진 않다"고 총평했다.

지난 3년간 트라이아웃을 통해 적지 않은 선수들의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2019 트라이아웃은 이대은(32·KT 위즈), 이학주(31·삼성 라이온즈), 하재훈(31·SSG 랜더스) 등 해외 유턴파가 대거 참가하면서 역대급 풀이라 평가받았다. 여기에 KBO리그 최초 비선수 출신 한선태(27·LG 트윈스)가 2차 드래프트 10번으로 지명돼 선망의 대상이 됐다.

2020 트라이아웃에서는 손호영(27·LG 트윈스), 안권수(28·두산 베어스), 문찬종(30·키움 히어로즈), 2021 트라이아웃에서는 김건형(25·KT 위즈)과 김동진 삼성(25·삼성 라이온즈)이 2차 지명을 받아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 트라이아웃은 최대어인 권광민조차 아쉬운 소리가 나오면서 2명 이상의 지명자가 나올 확률이 희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