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 처리 혹은 추격조’ 양현종, ML 1승은 과연 가능할까?
2021.09.04 08: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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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의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서 첫 승을 따낼 수 있을까.

양현종은 8월말 콜업-강등-재콜업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현재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돼 있다. 정규 시즌은 한 달 남았고, 텍사스는 잔여 경기가 29경기다.

양현종은 현재 불펜 보직이다. 그런데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팀이 리드하는 경기에선 양현종을 호출하지 않고 있다. 이기는 경기에서 왼손 불펜으로는 웨스 벤자민, 브렛 마틴을 기용하고 있다.

양현종은 8월말 콜업 이후로 2경기에 등판했다. 8월 29일 휴스턴전에서는 2-5로 뒤진 7회 등판해 추격조 임무를 수행했다. 7회 2사 만루, 8회 1사 1,2루 위기를 넘기며 2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9월 2일 콜로라도전에서는 5-8로 뒤진 9회 2사 3루에서 등판했다. 이날 텍사스는 8회까지 5-4로 리드하다가 9회 마무리로 등판한 조 바로우가 수비진의 잇딴 실책에 흔들리며 5-8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패전 처리로 올라온 양현종은 1루수 실책과 1루수 땅볼로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텍사스가 양현종을 기용하는 상황은 이처럼 박빙도 아닌 3점 이상 끌려가는 상황이다. 추격조 또는 패전 처리다. 지난 6월 중순 처음 마이너리그로 강등되기 직전에 불펜에서 역할도 뒤지는 경기에서 추격조였다. 앞으로도 양현종의 등판 시점에 변화가 없다면, 승리 기회는 좀처럼 잡기 힘들 것이다. 양현종이 잘 던지고, 팀 타선이 터져 역전을 하는 두 가지 조건이 들어맞아야 승리투수 기회가 올 것이다.

양현종의 거취는 불안한 상황이다. 텍사스는 선발 자원 3명(데인 더닝, 마이크 폴티네비치, 스펜서 하워드)이 코로나19로 부상자 명단에 있다. 이들이 빠진 공백으로 양현종이 지난 2일 확대엔트리 때 다시 메이저리그 등판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불펜에서 제일 후순위인 추격조다. 텍사스는 트리플A에서 콜업한 젊은 유망주 글렌 오토, A.J. 알렉시에게는 선발 기회를 주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양현종은 9월 동안 불펜 역할이 예상된다”(Yang is expected to stick in a relief role throughout September)”고 전했지만, 코로나19로 이탈한 투수들이 복귀하면 양현종이 시즌 끝까지 메이저리그에 남아 있을지는 모른다.

지난 2월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 4월 27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8경기에 출장한 후 6월 17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텍사스 선수들이 코로나19로 이탈하면서, 8월 25일 재콜업됐다. 9월 1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가 하루 뒤인 2일 확대엔트리 시행으로 다시 빅리그 기회를 잡았다.

양현종은 40인 로스터에 안정적으로 들어있는 젊은 유망주도 아니고, 성적을 검증받은 베테랑도 아닌 애매한 투수, 언제든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제외될 수 있는 처지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며 꿈을 이룬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첫 승리까지 이룰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