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통하는 '29년 전 SUN의 조언' 1등의 마인드 컨트롤.txt
2021.09.07 15:15:44

이강철(왼쪽) KT 감독, 선동열 전 감독. /사진=KT위즈

 

"그냥 정상적으로 천천히 해."

KT 위즈 이강철(55)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이 1992년 해줬던 조언을 아직도 간직한다. 선두 수성을 위한 마인드컨트롤에 제격이라고 한다.

KT는 이번 시즌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올랐지만 1위에서 지키는 입장은 또 다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하려고 긴장하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29년 전, 선동열 전 감독이 해줬던 말을 되새겼다.

평소처럼 하던대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강철 감독은 1992년을 떠올렸다. 이 감독은 "다승왕을 하고 싶어서 이틀 쉬고 나가고 3일 쉬고 나가고 그랬다. 패만 늘고 몸만 축났다. 선 감독이 그때 그냥 정상적으로 천천히 하라고 하셨다. 타이틀은 절대 따라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결과는 충실한 과정을 지키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다. "나도 나중에 (지도자가 되고) 욕심을 내면 절대 안된다고 말해주지만 본인이 느껴야 한다. 옆에서 아무리 말해도 들리지 않는다. 실패를 해봐야 안다. 그래서 타이틀도 따는 사람이 딴다"고 덧붙였다.

이강철 감독은 1992년 무려 217⅓이닝을 투구하며 18승 9패를 기록했다. 다승왕은 191⅓이닝에 19승을 거둔 송진우(당시 빙그레) 차지였다.

우승 경험이 없는 KT에도 적용되는 사례다. 이 감독은 "솔직히 속으로는 당연히 1위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어떻게 해서든 지키고 싶다. 그래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내색을 하지는 않는다. 1위 스트레스는 선수들도 가진다. 긴장하고 경기를 해서 풀리지 않을 땍 있다. 특히 하위권 팀에게 지면 타격이 크다. 그러면 다음 경기에 더 욕심을 부리고 분위기가 떨어진다"고 털어놨다.

역시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 이 감독은 "편하게 하라고 하지만 가장 어려운 말이다. 나도 편하게 하고 싶다. 그냥 하던대로,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자꾸 이기려고 하지 말고 하던 만큼만 하라고 주문한다. 분위기가 내려가면 그냥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에게 농담한다. 스트레스가 보이면 그냥 분위기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이나 작전보다 마음가짐에 신경을 쓴다고 전했다.

앞으로 더 큰 경기들이 남았다. 이 감독은 "누가 긴장을 덜 하느냐 싸움이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잡으려고 하면 잡히지 않는다. 포스트시즌도 그렇게 가야 제일 마지막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인드로 끌어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