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연패 투수, 포기 모르는 감독 "장시환 믿는다, 다음 경기도 선발"
2021.09.10 08:54:17

[OSEN=잠실,박준형 기자]1회말 한화 선발투수 장시환이 역투하고 있다. 2021.08.20 / soul1014@osen.co.kr


[OSEN=창원, 이상학 기자] "다음 선발 차례가 되면 또 다시 공을 건네주겠다."

개인 13연패 늪에 빠진 장시환(34)을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믿는다. 시즌 평균자책점 6.88로 투구 내용도 좋지 않지만 수베로 감독은 다음 경기에도 장시환을 선발로 내보낸다. 

장시환은 지난해 9월27일 대전 NC전을 시작으로 올해 9월7일 창원 NC전까지 개인 13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2009~2011년 LG·넥센 심수창(18연패), 1987~1991년 롯데 김종석(16연패), 1985년 청보 장명부(15연패), 2017년 KT 돈 로치(14연패)에 이어 역대 5위 기록. 

단일 시즌 기준 역대 3위로 순수 선발패로는 로치 다음으로 긴 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성적도 승리 없이 11패로 1999년 쌍방울 가내영(0승10패)과 2010년 한화 호세 카페얀(0승11패)에 이어 역대 3번째 '무승, 두 자릿수 패전' 시즌 위기에 놓였다. 아무리 투수의 승패 가치가 예전만 못하지만 패전 꼬리가 붙는 게 선수에게 달가울 리 없다. 팀으로 봐도 마찬가지. 

수베로 감독은 "11연패 정도 하면 멘탈이 강한 선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베테랑 선수인 만큼 힘든 부분을 잘 이겨내길 바란다"며 "장시환의 구위를 여전히 믿고 있다. 다음 선발 차례가 되면 또 다시 공을 건네줄 것이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장시환 스스로 제구가 흔들려 무너지는 경우도 많지만 수비 도움이 따르지 않는 일도 많다. 7일 NC전에도 2회 강진성의 땅볼 타구를 잡은 유격수 하주석의 1루 송구가 한 타임 늦게 향하면서 내야 안타가 됐다. 평소 하주석의 수비력이라면 여유 있게 아웃을 잡아야 할 타구. 이후 3실점으로 이어지면서 장시환의 투구가 꼬였다. 


[OSEN=대전, 지형준 기자]4회초 무사 1,3루에서 한화 장시환이 강판당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장시환이 나오는 날 이런 모습이 자주 나온다. 수베로 감독도 이날 2회 하주석 수비 장면을 되짚으며 "유격수 땅볼 타구가 아웃으로 처리됐다면 쉽게 이닝이 끝났을 것이다. 한두 가지 수비 실수와 제구가 흔들리는 구간이 겹치면서 한 타자만 상대할 것이 2~3타자 상대하면서 투구수가 늘어나고 경기가 어렵게 흘러가곤 한다"고 분석했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장시환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그의 등판 날 경직된 모습이다. 수베로 감독은 "우리 팀에서 장시환이 해줘야 할 역할이 분명 있다. 함께 연패를 끊어내야 한다. 다음 차례가 왔을 때 장시환을 또 믿고 선발로 쓸 것이다. 그 사이 장시환을 불러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시환은 오는 12일 대전 삼성전 더블헤더 중 한 경기에 선발등판한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한화는 라이언 카펜터, 닉 킹험, 김민우, 김기중까지 고저된 4명 외에는 마땅히 투입할 만한 선발 자원이 마땅치 않다.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 징계 전까지 로테이션을 돌던 윤대경도 빌드업 과정이 필요해 지금 당장 선발진에 들어오기 어렵다. 한화로선 장시환이 연패를 끊고 살아나길 바랄 수밖에 없다. /waw@osen.co.kr

 

[OSEN=대전, 최규한 기자]3회초 1사 1, 2루 상황 SSG 로맥에게 볼넷을 내준 한화 선발 장시환이 입술을 깨물고 있다. 2021.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