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m’ 30세 1군 데뷔 사이드암의 매력, 1이닝 KKK 그러나 BBB를 어쩌나
2021.09.10 09:42:50

[OSEN=잠실, 이대선 기자] 8회초 무사에서 LG 류원석이 역투하고 있다. 2021.09.09 /sunday@osen.co.kr


[OSEN=잠실, 한용섭 기자]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LG전. LG가 8-1로 앞선 8회초 사이드암 투수 류원석(32)이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첫 1군 등판이었다.

초구를 던졌는데, 스피드건에 154km가 찍혔다. 151km가 넘는 직구 5개를 연거푸 던져 3차례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후반기 합류해 타율 3할7푼대, OPS .961로 맹활약 중인 한화 김태연은 한가운데로 꽂아 넣는 직구에도 배트가 늦었다.

한화의 외국인 타자 페레즈는 2볼 2스트라이크에서 155km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평균 153km인 직구로 삼진 2개를 잡아냈다.

그러나 이후가 문제였다. 이성곤 상대로 직구 6개를 던졌는데 볼넷. 최인호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잡고서 다시 볼넷. 대타 허관회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다.

경헌호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는데, 교체 없이 끝까지 맡겼다. 7점 차 여유가 있었기에. 류원석은 노태형을 스트라이크존 아래 보더라인을 살짝 걸치는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기록지에는 'K-K-B-B-B-K'가 차례로 적혔다. 

류원석은 33구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가 16개, 볼이 17개였다. 한화 타자는 배트를 11차례 휘둘렀는데, 파울이 5개였고 헛스윙이 6개였다. 타구가 앞으로 나가 인플레이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삼진 3개와 볼넷 3개, 다중적인 의미로 ‘언터처블’ 피칭이었다.

류원석의 피칭은 다이나믹하다. 사이드암 특유의 투구 폼에서 최고 155km 강속구를 뿌렸다. 이런 투수가 1군 경기에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장점만큼 치명적인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3K와 3B에서 보여준 제구력이다.


[OSEN=이천, 민경훈 기자] 퓨처스리그 삼성-LG전. 7회초 2사 주자 1루 LG 류원석이 삼성 김성윤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진 후 사과하고 있다. 2021.04.23 /rumi@osen.co.kr


2019년 서른 나이에 1군에 데뷔한 류원석은 2019~2020년 1군에서 6경기 8이닝을 던지며 10피안타 16볼넷 4사구를 허용했다. 이닝당 2개의 볼넷에서 그의 단점을 잘 알 수 있다.

퓨처스리그에선 2020년 20경기 23⅔이닝 9피안타 26볼넷 47탈삼진, 올해는 26경기 27이닝 11피안타 24볼넷 40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는 9이닝당 17.9개의 삼진, 올해는 9이닝당 13.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빠른 볼로 좀처럼 안타를 맞지 않고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지만, 극과극인 제구력이 문제다. 1군 마운드에선 제구력이 더 들쭉날쭉하다. 매력적인 재능이 있지만, 고민거리도 크다. 제구만 조금 잡힌다면 엄청난 불펜 투수가 될 수 있다. 

류원석은 파란만장한 이력을 지닌 늦깎이 투수다. 이형종(32)과 서울고 동기인 그는 2013년 24세의 늦은 나이에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했다. 고교와 대학교 시절에 팔꿈치 수술을 3차례나 받은 바 있다.

투구 폼도 사이드암에서 오버스로로 바꿨다가 다시 사이드암으로 내려왔다. 입단 후 군 복무를 마치고 부상으로 2년 넘게 재활군에 머물렀다.

2018년 후반부터 2군 경기에 겨우 출장했다. 2019년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았는데, 제구력 문제는 지금까지도 따라다니고 있다. 155km의 사이드암,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