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승이 대체 뭐길래…두산 이러다 꽃다발 부자 되겠네
2021.09.12 18:59:13

[OSEN=잠실, 지형준 기자]5회초 2사 1,2루에서 두산 유희관이 LG 보어에 1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교체되고 있다. 2021.09.12 /jpnews@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100승이 대체 뭐길래 유희관과 두산 베어스 구단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일까.

이날도 느림의 미학은 없었다. 유희관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5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또 다시 10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어떻게든 5회를 마치기 위해 108구 투혼을 펼쳤으나 5경기 연속 승리가 불발됐다.

이날은 통산 99승 투수 유희관의 시즌 11번째 선발 등판. 올해 기록은 10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7.25로, 최근 등판이었던 1일 잠실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에도 불펜 난조에 100승이 무산됐다. 5월 9일 광주 KIA전 이후 4경기 연속 통산 승수가 99승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었다. 라이벌 LG는 올 시즌 첫 만남.

1회를 21구 삼자범퇴로 출발했지만 2회부터 극심한 제구 난조를 겪었다. 다만 그러면서도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2회 볼넷 2개로 처한 2사 1, 2루서 1루주자 김민성이 주루사를 당하는 행운이 따랐고, 3회 안타 2개와 볼넷으로 직면한 무사 만루에선 서건창의 병살타와 실점을 맞바꿨다. 김현수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3루는 채은성의 3구 삼진으로 극복.

4회 또 다시 행운이 따랐다. 선두 이재원을 볼넷 출루키신 가운데 오지환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타구를 다이렉트로 잡은 1루수 양석환은 1루 베이스를 밟고 미처 귀루하지 못한 1루주자를 아웃 처리했다. 이후 김민성-보어의 연속안타로 다시 위기를 맞이했지만 유강남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5회초 2사 1,2루에서 두산 유희관이 LG 보어에 1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교체되고 있다. 2021.09.12 /jpnews@osen.co.kr


타선의 넉넉한 지원 덕에 7-1로 앞선 채 5회를 맞이했다. 이제 아웃카운트 3개면 100승 요건이 갖춰지는 상황. 그러나 100승을 향한 길은 멀고도 험했다. 홍창기-서건창의 연속안타에 이어 채은성에 추격의 좌월 3점홈런을 헌납했고, 이재원, 김민성의 안타로 계속된 위기서 보어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그야말로 ‘배팅볼 투수’와 다를 바 없는 투구였다.

6점의 리드가 어느덧 2점까지 좁혀진 상황. 갈 길 바쁜 두산 벤치가 움직였고, 유희관은 결국 7-5로 앞선 5회 2사 2, 3루서 김명신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김명신이 후속타 없이 이닝을 끝내며 승계주자 2명이 지워졌지만 그렇다고 100승이 찾아오는 건 아니었다.

5월 21일 잠실 롯데전부터 시작된 아홉수가 4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전(6이닝 8실점)과 5월 29일 삼성전(1이닝 5실점)은 본인 스스로 무너졌다고 해도 7월 2일 KIA전(5⅔이닝 4실점)과 9월 1일 KIA전(6이닝 1실점)은 충분히 제 몫을 해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도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둔 상태서 마운드를 넘겨야했다.

통산 100승은 1982년 프로야구 개막 후 31명밖에 밟아보지 못한 고지. 그렇기에 두산 프런트는 유희관의 100승을 축하하기 위해 5월 21일 롯데전부터 이날까지 5경기 연속 꽃다발과 조촐한 축하 행사를 마련했지만 길어지는 아홉수에 이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유희관을 위한 최소 5개의 꽃다발이 유희관이 아닌 다른 주인의 손으로 넘어갔다.

두산은 현재 유희관을 비롯해 김민규, 박종기 등이 치열한 5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날 10피안타에 볼넷 5개를 내주는 난조를 보이며 다음 선발 등판 여부가 다시 불투명해졌다. 이제 시즌이 서서히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유희관이 100승에 도전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