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폭투&실책으로 간신히 신승…롯데, 무쇠팔 ‘10주기’ 참사 면했다
2021.09.12 20:34:51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레전드의 작고 10주기 행사를 치르고 상황과 맞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며 더블헤더 싹쓸이를 당할 위기에 몰렸지만 간신히 이를 모면했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3-2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이날 롯데는 지난 2011년 작고한 롯데의 레전드 ‘무쇠팔’ 故 최동원 선수의 10주기를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 롯데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던 지난 1984년에 5경기에 등판해 4승을 거두는 투혼을 펼치기도 했던 그의 ‘무쇠팔 정신’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다. 경기 전 이석환 대표이사와 성민규 단장, 래리 서튼 감독, 주장 전준우가 사직구장 앞에 위치한 최동원 동상에서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故 최동원 선수의 모친인 김정자 여사도 참석했다. 경기 전에도 묵념을 통해 그 정신을 기렸다.

주장 전준우는 경기 전 구단을 통해서 “최동원 선배님은 롯데를 위해 헌신적으로 자신을 바치신 선배님이시다. 오늘 뜻 깊은 행사에 주장으로서 참여 할 수 있어 기뻤다. 경기 전 선수단 모두가 선배님을 한번씩 떠올리며 보다 경기에 투지있고 집중력있게 참가해 좋은 경기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아쉬운 플레이들을 거듭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잇따라 수비 실수들이 나왔다. 외야수는 타구 판단을 실수했고 파울 타구를 놓치기도 했다. 승부와 직결되는 악송구 실책까지 나왔다. 결국 더블헤더 1차전은 속절 없이 3-8로 패했다.

그리고 더블헤더 2차전. 롯데는 키움의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신인 우완 장재영이 오프너를 상대했다. 장재영은 강속구라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구는 안정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15이닝을 던지며 16개의 볼넷을 내줬다. 이닝 당 1개가 넘는 볼넷 수치. 그리고 지난 4월 29일 고척 두산전, 이날과 마찬가지로 오프너로 등판했던 경기에서 1회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5개의 볼넷을 헌납하며 자멸했다.

장재영은 1회말 선두타자 김재유에게 2구 째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후속 손아섭에게도 연거푸 볼만 4개 던졌다. 두 타자 상대로 스트라이크가 없었다. 영점이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 흔들리는 장재영을 잘 이용하면 롯데는 1회부터 빅이닝을 기대해볼 수 있었다.

무사 1,2루 기회가 3번 타자 전준우에게 찾아왔다. 기다림이 필요했다. 그러나 전준우는 기다리지 않았다. 초구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건드렸다.

결과론이지만 롯데에는 최악의 결과였다. 정타로 잘 맞았지만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고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됐다. 무사 1,2루는 2사 3루가 됐다. 6연속 볼을 던진 투수를 상대로 기다리지 못하고 초구를 건드려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타구 자체는 정타였기에 결과론으로 치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제구가 흔들리는 투수를 상대했다. 영점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더욱이 타석에는 팀의 주장이자 베테랑인 타자가 있었다.

어쨌든 롯데는 2사 3루에서 폭투가 나오며 3루 주자를 불러들여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2사 후에도 정훈, 한동희도 모두 볼넷으로 출루했기에 전준우의 병살타 상황이 더더욱 아쉬웠다.

결국 한동안 점수를 뽑지 못했던 롯데는 6회말 상대의 연속 볼넷으로 역시 기회를 잡았다. 1사 만루 기회 신용수의 타석 때 2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간판 타자’ 이대호가 대타로 들어섰다. 그러나 이대호가 시원스런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3루수 방면 느린 땅볼을 쳤다. 병살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롯데에 천운이 따랐다. 키움 3루수 송성문이 타구를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해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1-2에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간신히 리드를 잡은 롯데는 필승조를 가동해서 1점을 지켜냈다.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은 없었다. 

롯데는 '무쇠팔' 10주기에 참사를 당할 위기에 몰렸지만 간신히 모면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