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팀 외면받고 대전행, 1차지명 선후배 '국대 의기투합'
2021.09.15 18:06:30

 

[사진] 정민규-문동주 /한화 이글스



[OSEN=이상학 기자] 한화는 2021~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연고 지역이 아닌 전국 지명권을 행사했다. 하위팀 전력 보강 차원에서 KBO는 2021~2022년 1차 지명에 한해 전년도 8~10위 구단에 전국 대상 지명권을 줬다. 한화는 2년 연속 전국 지명권을 활용해 다른 지역의 유망주들을 1차 지명으로 선택했다. 

2021년 1차 지명자로 부산고 내야수 정민규(18)를 뽑았고, 2022년 1차 지명자로 광주진흥고 투수 문동주(18)를 택했다. 두 선수 모두 연고팀 1차 지명 후보였다. 고향팀에서 뛰는 게 꿈이었지만 최종 선택에서 외면받았다. 지난해 롯데는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지명했고, 올해 KIA는 내야수 김도영을 뽑았다. 

고향팀에서 외면받고 한화의 연고지 대전으로 온 두 선수는 지금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팀에서 의기투합하고 있다.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제3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발탁된 것이다. 오는 23일부터 내달 2일까지 멕시코에서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은 대구에서 합숙 훈련 중이다. 

정민규와 문동주도 이곳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소집 첫 날부터 정민규는 같은 팀 후배가 된 문동주의 손을 이끌고 편의점을 찾아 지갑을 열었다. 그는 "맛있는 것을 많이 많이 사줬다"며 웃은 뒤 "나도 전국 지명으로 한화에 왔는데 동주의 지명 과정도 비슷하다. 그래서 그런지 동주에게 더 잘해주며 챙겨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란히 첫 태극마크를 단 정민규와 문동주는 한화에 앞서 대표팀에서 먼저 값진 경험과 추억을 쌓고자 한다. 정민규는 3루수이자 중심타자로, 문동주는 핵심 투수로 대표팀에서 역할이 막중하다. 

 

[사진] 정민규 /한화 이글스



정민규는 "처음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받아 입었는데 책임감과 무게감을 느낀다. 나라를 대표해 다른 나라의 잘하는 선수들과 대결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야구는 항상 자신감이 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타석에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 대표팀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동주는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유니폼을 입는 게 처음이다. 학교에서 운동하는 것과 분위기가 다른데 더 집중하고 있다. 부담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싶다"며 "고교 3학년 때 팀을 이끄는 위치였는데 여기서 다시 막내가 됐다. 형들 하는 것을 보고 잘 배우겠다. 외국인 선수들과는 대결한 적이 없는데 그 부분도 설렌다"고 기대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한화 소속 선수로는 정민규 외에 내야수 박정현, 외야수 임종찬, 투수 조은 등 4명이 있다. 한화 선배들과 미리 만난 문동주는 "내년에 함께할 선배님들과 대표팀에 있는 것도 즐겁다. 모두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제 위치에선 무조건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잘하는 선수들을 보며 내 것으로 만들겠다.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조은-문동주 /한화 이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