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ERA 1.13 & 16G 비자책…8회 철벽남, 조심스럽게 신인왕 도전장
2021.09.21 09:50:05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조형래 기자] 후반기 16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펼치고 있다. 어김없이 8회에 올라와 철벽을 치면서 팀 승리의 9부 능선을 넘게 한다. 롯데 자이언츠 2년차 셋업맨 최준용(20)은 팀의 후반기 상승세에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중고 신인’의 자격이 있다는 것을 다시 알리고 있다.

KBO리그 후반기에서 최준용보다 위력적인 불펜 투수는 없다고 해도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후반기 17경기 등판해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13(16이닝 2자책점), 12탈삼진 3볼넷 WHIP 0.94의 특급 성적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팀이 치른 34경기 중 절반이나 나섰다. 그럼에도 150km에 가까운 패스트볼의 위력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조합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10일 창원 NC전 ⅔이닝 2실점 이후 16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에도 셋업맨 역할을 하며 올 시즌이 끝났을 때 어떤 성적을 기록하면서 성장해 있을지 기대가 컸다. 하지만 개막 후 한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우측 어깨 회전근개 중 하나인 견갑하근 파열 부상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어깨 회전력이 생명인 투수에게는 다소 치명적일 수 있었던 부상이었지만 최준용은 후반기를 앞두고 완벽하고 철저한 재활을 했다. 어깨 근육을 보강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근육량을 늘렸다. 다부진 체구로 후반기에 나타났고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긴 익스텐션으로 타자들이 빠른 공을 더 빠르게 체감하게끔 만들었다. 터널링도 강화했다. 타자가 투수의 구종을 최대한 늦게 파악하게 만드는 모든 부분에서 한뼘 더 성장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최준용은 원래 패스트볼이 좋은 선수다. 그리고 패스트볼의 터널링을 이용해서 어느 코스에 슬라이더 혹은 체인지업을 던져야 자신에게 유리할지를 고민했다. 터널링을 활용한 배합을 하면서 한 단계 성숙해졌다”라며 “또한 자기 장점을 안다고 해서 자신감이 없으면 마운드 위에서 보여줄 수 없는 퍼포먼스다. 최준용은 불독과 같은 강한 멘탈로 자신감있게 투구를 하고 펼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후반기 롯데가 접전 경기를 많이 치르면서 최준용의 등판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반기에 1이닝 이상 멀티 이닝 경기가 5차례 있었다면 후반기에는 멀티 이닝 경기가 없다. 그나마 관리를 받으면서 피칭을 펼치고 있다. 그래도 체력적인 부담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의 페이스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최준용에게도 최고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후반기에는 대부분 8회에 등판해 홀드를 쌓으면서 시즌 16홀드를 기록, 데뷔 첫 20홀드 기록까지도 넘볼 수 있다.

지난해 첫 시즌, 29⅔이닝만 소화, 신인왕 자격 기준인 1군 30이닝을 채우지 않으면서 올해 자연스럽게 신인왕 후보 자격을 유지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조심스럽게 신인왕 후보로서 이름을 내밀 수 있다.

다만, 올해 신인왕 후보군 중에서 가장 유력한 선수가 있다. KIA 선발 이의리다. 이의리는 올해 19경기 선발 등판해 4승5패 평균자책점 3.61(94⅔이닝 38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한국 야구 좌완 계보를 이을 투수로 각광을 받고 있고 성적 역시 신인왕을 수상하기에 손색 없다.

그 외에 SSG 투수 장지훈, 삼성 이승현 등이 순수 신인왕 자격을 갖추고 있다. 또한 최준용과 동기인 SSG 오원석도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다.

선발 투수에 비해 임팩트가 크지 않은 불펜 투수의 특성상 최준용의 신인왕 수상은 불가능한 시나리오일수도 있다. 그러나 전반기 어깨 부상으로 올 시즌 자체가 불투명했던 투수에게 다시금 신인왕 경쟁 후보군에 자신의 이름을 내밀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상황이 아닐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