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최고 156km+한 경기 최다 10K…홍원기 감독 번복한 이유였나?
2021.09.23 22:22:34

[OSEN=고척, 최규한 기자]6회초 2사 1, 2루 상황 키움 선발 안우진이 마운드를 내려와 더그아웃 스태프들과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목을 축이고 있는 키움 홍원기 감독(오른쪽). 2021.09.23 / dreamer@osen.co.kr


[OSEN=고척, 홍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우완 안우진이 논란 속 복귀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안우진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쳤다. 6회 들어 실점을 했지만 구원 등판한 김재웅이 추가 실점 없이 막아줬고, 이후 타자들도 추가 점수를 뽑아줬다. 팀은 4-1 승리를 거뒀고, 79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은 시즌 4승(7패)째를 챙겼다.

안우진이 이날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야구계는 들썩였다. 지난 7월초 원정 숙소 무단 이탈 후 서울 호텔에서 코로나 방역수칙을 어기며 술자리를 가진 안우진을 두고 홍원기 감독은 남은 시즌 기용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복귀시키기로 번복하면서 시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홍 감독은 경기 전 “팀이 연패 중이었지만 고민은 이전부터 했다. 모두 4강권에 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번복하게 된 계기다. 팀을 위해 많이 노력하는 현장 스태프, 선수들 생각해서 번복하게 됐고, 등판 시기를 당기게 됐다”고 했다.

안우진 복귀 결정 이후 홍 감독은 거듭 “번복해서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령탑이 선수 기용을 두고 이만큼 비난을 감수할 이유가 있었을까.

키움은 일단 6연패 중이었다. 힘겹게 순위 경쟁을 하는 중이었고 ‘악마의 재능’을 갖춘 선수, 안우진이 필요한 시점이기는 했다. 그럼에도 안우진의 복귀 결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홍 감독 본인이 안우진을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난 속 안우진이 복귀전을 마쳤다. 이날 안우진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8개에서 이날 10탈삼진을 기록했다. 1회초 1개, 2회에는 알테어, 노진혁, 강진성으로 이어지는 세 명의 타자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안우진은 6회초 김재웅에게 마운드를 넘기기 전, 알테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10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는 이날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면서 복귀전을 치렀는데, 직구 최고 구속은 156km를 찍었다.

홍 감독은 안우진이 팀에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자신의 내뱉은 말을 번복하면서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안우진이 이날 보여준 능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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