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 계단서 미끌…황당 부상, 포수 최초 50홈런 무산?
2021.09.30 23:56:58

[사진] 살바도르 페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홈런 1위가 유력한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31·캔자스시티 로열스)가 황당 부상을 당했다. 덕아웃 계단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다친 것이다. 포수 최초 50홈런 기록 도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페레즈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코프먼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1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 1회 첫 타석부터 스리런 아치를 그리며 시즌 48호 홈런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를 질주한 페레즈는 이 부문 2~3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46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45개)와 격차를 2~3개로 벌렸다. 세 선수 모두 시즌이 4경기밖에 남지 않아 페레즈가 유리한 상황. 

그러나 중대 변수가 생겼다. 페레즈가 부상을 당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황당한 부상이다. 'MLB.com'에 따르면 페레즈는 2회 수비를 마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다 계단에서 오른발이 미끄러지며 발목을 삐끗했다. 

트레이너 부축을 받아 클럽하우스 안에서 상태를 체크한 페레즈는 2회 타석에 들어섰지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결국 3회 대수비로 교체돼 경기를 마친 페레즈는 발목 염좌 진단을 받았다. 

잔여 시즌 4경기를 뛸 수 있을지 여부는 상태를 봐야 한다. 경기 후 페레즈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어린 아이처럼 그냥 넘어졌다"면서 애써 웃은 뒤 "발목을 삐었다. 내일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 내일도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테이핑을 하고, 약을 먹은 뒤 상태를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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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최초 50홈런에 2개만 남겨둔 페레즈에겐 큰 변수다. 하디만 이대로 마쳐도 페레즈에겐 역사적인 시즌이다. 지난 1970년 신시내티 레즈 조니 벤치(45개)를 넘어 포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페레즈는 타점도 AL 1위(112점)로 이 부문 2위 호세 아브레우(시카고 화이트삭스·113점)에 넉넉한 차이로 앞서있다. 타점 타이틀은 확정적이다. 

그러나 홈런 1위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 게레로 주니어와 오타니가 몰아치기에 능한 타자들이기 때문에 마지막 4경기에서 역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게레로 주니어는 올 시즌 3홈런 1경기 포함 멀티 홈런이 5경기나 된다. 오타니도 2홈런 경기가 3번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홈런 손맛을 본 지 오래 됐다. 게레로 주니어는 10경기째, 오타니는 7경기째 홈런 가뭄이다.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포수 홈런왕은 1972년 신시내티 벤치(42개). 그로부터 49년 만에 포수 홈런왕에 도전하는 페레즈가 황당 부상 변수를 딛고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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