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봐도 납득 안되는데..." 첫 FA 내려놓은 홈런왕의 진심
2021.10.01 15:23:20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박병호가 홈런을 때리고 당당하게 홈인하고 있다./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내가 보더라도 납득이 안된다".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박병호(35)가 가을에 살아나고 있다. 지난 9월30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4번타자로 출전해 2루타 포함 4안타를 쏟아냈다. 간결한 스윙으로 첫 타석 선제 결승타를 비롯해 무더기 안타를 작성했다.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안타 기록이었다. 

그럼에도 시즌 타율 2할2푼5리에 그치고 있다. 17홈런과 60타점도 마음에 드는 성적은 아니다. 그만큼 1년 내내 부진한 타격을 했다. 월간타율도 한번도 3할을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를 날렸고, 3홈런도 터트리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4번타자의 회복을 반기고 있다. 

박병호는 경기후 첫 4안타에 대해 "중심에 맞은 것도 있었고 운도 따른 타구도 있었다. 4안타의 의미보다는 중심에 맞는 타구들이 나오고 있고, (타격 컨디션이) 유지가 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 2-0 경기였지만 이길 수 있는 좋은 타격들이 나온 것 같아서 좋았다"고 의미를 부였다. 

아울러 이번 시즌 부진에 대해서는 “힘으로 따지면 차이는 없다. 몸의 반응이 조금 늦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제 스스로 용납이 안되지만 맞다고 생각해 변화를 주었다. 조금 더 간결한 스윙을 하고 있다. 그전에는 힘이 쓰는 스윙을 하면서 몸의 반응과 빠른 대처가 늦어지고,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아 슬럼프가 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타격 컨디션도 욕심에서 비결을 찾았다. "간결한 스윙 모든 타자들이 한다. 나에게 맞는다기 보다는 결과적으로 잘 되고 있다. 무엇보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스윙을 간결하게 하려면 욕심을 안부려야 힘이 덜 들어간다. 누구나 잘맞을 때 장타를 더 치고 싶다. 큰 것을 노리다가 슬럼프가 온다. 남은 경기에서 그런 모습 보이면 안된다. 그런 통제를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갖는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행사하는 것이다. 통산 324홈런 타자이자 당연히 프로야구 선수라면 기대하는 이벤트이다. 그러나 박병호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 그런 생각을 하기에는 보여주는 모습이 누가보더라도 납득이 안된다. 나도 그렇다.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시즌 가을티켓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모든 선수들이 힘들게 시즌 막바지까지 순위싸움을 하고 있다. 팀을 위해 희생한다는 느낌 보다는 주어진 임무에서 좋은 역할을 해야 팀도 저도 좋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끝까지 최선 다하고, 최근 좋은 감을 유지할 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