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10억' 베테랑, 63타석 무출루 '불명예' 기록…그래도 몸값 폭등 왜?
2021.10.03 00: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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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연봉 410억 원을 받는 베테랑 메이저리그 선수다. 그런데 타석에서 63타석 무안타 무4사구 무출루를 기록했다. 타율 0.000, 출루율 .000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래도 괜찮다. 마운드에서 사이영상 후보로 꼽힐 정도로 잘 던졌으면 안타 하나 못 쳐도 된다.

LA 다저스의 맥스 슈어저(37)는 올 시즌 타석에서 불명예 진기록을 남겼다. 투수이지만 그래도 너무한(?) 기록이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이도류'는 아니더라도, 안타 하나 볼넷 하나 기록하지 못했다. 

슈어저는 올해 28경기에서 63차례 타석에 들어섰는데 59타수 무안타 무볼넷 무사구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 삼진 28개를 당했고 단 한 개의 빗맞은 행운의 안타도 없었다. 타율도, 출루율도, 장타율도, OPS도 모든 타격 스탯이 0.000이다. 타수에서 빠진 4타석은 희생번트 3개와 희생플라이 1개였다.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린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슈어저가 완전히 타격에 소질이 없는 선수는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1할6푼8리(464타수 78안타)다. 올해는 신기할 정도로 투수들의 공이 슈어저의 배트를 외면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내셔널리그도 지명타자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해 투수들은 타격을 하지 않았다. 2019시즌, 슈어저는 올해와 비슷한 28경기에 출장해 61타석 55타수 10안타 6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1할8푼2리였다.

슈어저의 마지막 안타는 2019년 9월 19일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기록했다. 만약 올해 다저스가 서부지구 우승에 실패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가면 슈어저와 웨인라이트의 선발 투수 맞대결이 성사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세인트루이스는 일찌감치 웨인라이트를 선발 투수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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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저는 타석에서 불운을 마운드에서 유감없이 떨쳤다. 30경기에서 15승 4패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했다. 179⅓이닝을 던져 236탈삼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2위, 다승 공동 3위, WHIP 1위(0.86)에 랭크됐다.

슈어저는 9월 13일 샌디에이고전에서 8이닝 9탈삼진 무실점과 함께 개인 통산 3000탈삼진 이정표도 세웠다. 메이저리그 역대 19번째 대기록. 시즌 막판 2경기에서 11실점을 한 것이 아쉽지만, 다저스 이적 후 첫 9경기에서는 7승 무패 평균자책점 0.78의 위력투를 과시했다. 

슈어저는 후반기 다저스에서 맹활약하며 잭 휠러(필라델피아), 코빈 번즈(밀워키) 등과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213⅓이닝을 던진 휠러에게 약간 밀리는 분위기이지만, 결과를 단정지을 순 없다. 

슈어저는 올 시즌 연봉이 3450만 달러(약 409억 원)다. 2015시즌을 앞두고 워싱턴 내셔널스와 7년 2억 1000만 달러(약 2486억 원) 초대형 FA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

벌써부터 선발 투수가 필요한 컨텐더 팀들이 그를 노리고 있다. 현지에선 다저스를 비롯해 우승을 노리는 팀들이 슈어저에게 단기 계약으로 거액 연봉을 안겨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사이영상 후보 실력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