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 못한 우승을 ML에서…불운 에이스의 인생 역전
2021.10.03 19:31:39

 

[사진] 브룩스 레일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의 '최장수' 외국인 선수였던 좌완 투수 브룩스 레일리(33)가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지구 우승 멤버가 됐다. 

휴스턴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패했지만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2위 시애틀 매리너스가 LA 에인절스에 지면서 남은 2경기에 관계 없이 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9년 이후 2년 만으로 최근 5년 사이 4번째 지구 우승. 

그 일원 중 하나가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레일리였다. 레일리는 올해 빅리그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57경기에서 48이닝을 던지며 2승3패2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4.88의 성적을 거뒀다. 

전반기 36경기 평균자책점 5.93으로 흔들린 레일리였지만 후반기 21경기 평균자책점 3.0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1할8푼7리로 왼손 투수의 장점을 살려 휴스턴 불펜의 주요 한 축을 이뤘다. 

레일리의 야구 인생에서도 첫 우승 경험. 지난 2012~2013년 시카고 컵스에서 빅리그 데뷔했지만 각각 5경기, 9경기 등판에 그쳤다. 당시 컵스는 리빌딩으로 지구 하위권이었다. 2014년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브룩스 레일리 /OSEN DB



2015년 롯데와 계약하면서 한국 무대에 온 레일리는 2019년까지 5시즌을 같이 했다. 롯데의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통산 152경기 48승53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5년 연속 30경기, 178이닝 이상 꾸준하게 던졌지만 승운이 없었다. 2019년에는 181이닝 평균자책점 3.88에도 리그 최다패(5승14패)를 당한 불운의 에이스였다. 롯데에서 5년을 뛰었지만 우승은커녕 2017년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 한 번 해본 것이 전부였다. 

롯데와 재계약이 불발된 뒤 미국으로 돌아간 레일리는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했지만 빅리그 콜업 후 4경기 만에 방출됐다. 하지만 휴스턴 이적 후 17경기 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94로 자리잡은 뒤 포스트시즌에도 좋은 투구를 이어갔고, 시즌 후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연봉 200만 달러 빅리그 계약에 성공했다. 올해는 첫 풀타임 시즌과 함께 지구 우승 멤버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그야말로 인생 역전. 

그러나 AL 중부지구 우승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디비전시리즈 로스터 합류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휴스턴의 26인 예상 로스터에서 레일리를 제외하며 '우타자 팀 앤더슨, 호세 아브레우, 일로이 히메네스, 루이스 로버트, 스위치히터 야스마니 그랜달, 요안 몬카다가 주축인 화이트삭스 상대로 좌완 투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올 시즌 레일리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6푼4리. 피OPS는 .811로 좌타자(.469)에 비해 월등히 높다. /waw@osen.co.kr

[사진] 브룩스 레일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