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30개 치면 나머지 타석은?" 젊은 4번에 건넨 최형우의 뼈있는 조언
2021.10.04 13:26:37

 

KIA 황대인이 좌중월 투런 홈런을 날린 뒤 최형우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09.18 /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홈런 말고 안타를 쳐라".

KIA 타이거즈 황대인은 올해 4번타자로 자주 나서고 있다. 파워와 정교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윌리엄스 감독도 잠재력을 보고 기회를 주고 있다. 그러나 올해 4번타자로 88타수 16안타 타율 1할8푼2리에 그쳤다. 3홈런 15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생산성이 높지 않다. 득점권 타율도 2할2푼4리에 그친다. 

지난 3일 한화이글스와의 경기에서 4번타자로 제몫을 했다. 0-4로 뒤진 5회말 1사1,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려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이어 7-4로 역전한 7회 2사 만루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려 9-6 승리에 결정적인 주춧돌을 놓았다. 이렇게 조금씩 기회를 살리며 경험을 쌓고 있다. 

황대인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아직은 4번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 나가는 것만해도 감사하다. 타순이 중요하지 않다. 대신 감독님이 꾸준하라고 주문하신다. 경기 출전이 들숙날쑥하다고 못한다는 것은 변명이다. 예전에 그렇게 생각했지만, 단 한경기만 나가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아무래도 4번타자에게 많은 기회가 오지만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득점권 상황이 되면 항상 긴장을 많이 했다. 이래도 저래도 안되어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스윙을 한다. 타구를 가볍게 외야쪽으로 날려보자라고 연습할 때부터 타격을 한다. 오늘은 잘 됐다"며 웃었다. 

올해 데뷔 처음으로 200타석을 넘겼다. 그만큼 귀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경험을 많이 쌓고 있다. 몰랐던 부분도 많았다. 경기에 많이 나가니 감각도 생겼다.  투수에 대해 잘 모르니까 어떤 투수 어떤 공인지, 궤적도 몰랐다. 자주 나가면서 눈에 익히기 시작했다, 대타 준비할 때 내 루틴이 생겼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대타를 나갔었다면, 이제는 상대의 왼손투수가 풀면 준비한다. 어떤 투수인지 생각하고 준비를 한다"고 수확을 이야기했다. 

특히 선배 최형우는 살아있는 교본이다. 실제로 살이되는 조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저에게 '안타를 치면 되는데 홈런을 치려고 한다'며 400타석에서 30홈런 치면 나머지 370타석을 어떻게 쳐야 하는지 말씀해주셨다. 볼넷도 있을 것이고 운좋은 안타, 잡히는 안타도 있을 것이다. 타석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말씀 해주셨다. 선배님을 보면 투수마다 폼도 달라지고 타이밍 잡는 것도 달라지는 것이 많이 보인다. 나는 아직 그런것을 잘 못하겠다"고 스스로 숙제거리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에 대해서는 "수비는 기본이다. 방망이는 들쑥날쑥했다. 꾸준함을 갖는게 중요하다. 지금은 내년과 내후년을 위해 한타석 한타석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개 남은) 10홈런은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다. 생각하다보면 스윙도 커진다. 당연히 치고 싶은데 쉬운게 아니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