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예상 0표' SF, LAD 9연패 저지...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2021.10.05 02:34:49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4일 샌디에이고전 승리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후 뒤엉켜 기뻐하고 있다.

 

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9연패가 좌절됐다. '최강'이라 했기에 놀라운 결과다. 그런데 막은 팀이 더 놀랍다. 시즌 전 예상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무려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찍으며 다저스를 울렸다.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샌프란시스코는 4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최종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11-4의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성적 107승 55패가 됐고, 지구 우승에 성공했다. 거세게 추격하던 LA 다저스를 1경기 차이로 제쳤다. 다저스는 106승 56패를 하고도 2위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메이저리그 승률 전체 2위를 하고도 우승 실패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100승 이상 만든 2팀 가운데 1팀인데 하필 '전교 1등'이 같은 반에 있었다.

충격의 우승이다. 시즌 전 샌프란시스코의 지구 제패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일례로 개막 전 ESPN 기자 37명의 설문에서 지구 예상 우승팀은 다저스였다. 34표를 얻었다. 득표율 91.9%. 몰표다. 2위는 샌디에이고였다. 37명 가운데 33명이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샌디에이고가 차지할 것이라 봤다.

샌프란시스코는 딱 1표가 나왔다. 그것도 지구 우승이 아니라, 와일드카드 한 자리에 대한 득표가 하나 나왔다. 그만큼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낮게 봤다는 의미다.

자연스러운 예상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리빌딩 중인 팀이었다. 2016년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 후 중하위권을 전전하고 있었다. 그나마 2019년과 2020년은 지구 3위이기는 했는데 1위 다저스와 승차가 각각 29경기-14경기 차이였다.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올해도 전력을 부분적으로 손 보는 '리툴링'을 진행했다. 케빈 가우스먼이 퀄리파잉 오퍼(QS)를 받아들이며 1년 계약을 했고, 앤서니 데스클라파니와 1년 600만 달러, 알렉스 우드와 1년 3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눈에 띄는 보강은 없었다.


4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승리를 차지한 LA 다저스 선수들. 샌프란시스코가 같은 날 승리하면서 지구 우승에 실패했다. /AFPBBNews=뉴스1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양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샌프란시스코는 뒤편으로 밀렸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 샌프란시스코가 튀어 나왔다. 이미 4월부터 1위였고, 이 순위를 끝까지 지켜냈다. 잠시 다저스에게 공동 1위 자리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그뿐이었다.

핵심은 베테랑들의 '회춘'이다. 브랜든 벨트가 타율 0.274, 29홈런, OPS 0.975를 만들며 팀 타선을 이끌었고, 버스터 포지도 타율 0.304, 18홈런, OPS 0.889로 부활에 성공했다. 브랜든 크로포드 역시 타율 0.298, 24홈런 90타점, OPS 0.895를 생산했다. 벨트와 크로포드는 33세와 34세 나이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마운드도 대박이 났다. 가우스먼이 14승 6패, 평균자책점 2.81을 찍었고, 데스클라파니가 13승 7패, 평균자책점 3.17을 찍었다. 로건 웹이 11승 3패, 평균자책점 3.03을 더했고, 우드까지 10승 4패, 평균자책점 3.83을 만들었다.

불펜에서는 콜로라도에서 '먹튀' 소리를 들었던 제이크 맥기가 31세이브, 평균자책점 2.72를 만들며 화려하게 되살아났다. 30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2.22를 찍은 타일러 로저스도 있었다.

팀 기록으로 보면 내셔널리그에서 팀 타율 3위(0.249), 홈런 1위(241개), OPS 1위(0.769), 득점 2위(804점)다. 팀 평균자책점은 리그 2위(0.324)에 세이브도 공동 1위(56개)다. 피안타율은 5위(0.230)에 자리했다. 잘 치고, 잘 막았다. 우승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예상은 예상일 뿐이었다. 뚜껑을 열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샌프란시스코가 '툭' 튀어나왔다. 이제 정상을 노린다. 전력도, 기세도 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