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레벨인데...", "걸치는 볼에..." KBO 심판에 대한 외인 사령탑들 생각은?
2021.10.05 10:09:00

한화 수베로 감독이 카펜터 보크 판정에 심판진에 어필하고 있다. 2021.09.09 /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탑레벨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스트라이크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 1회초를 마친 직후였다. 노시환이 2사 1루에서 다니엘 멩덴의 변화구에 루킹 삼진을 먹었다. 노시환이 아쉬움을 표하자 직접 달려나와 주심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더그아웃에서 큰소리를 치다 퇴장을 명령받았다. 

수베로 감독은 다음날 "삼진을 당한 볼의 로케이션을 물으러 나갔다. 볼판정에 항의하러 간 것이 아니었다. 돌아와서 통역에게 '왜 심판이 나를 쳐다보는가?'라고 말했는데 이것이 다시 항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의가 아니었다는 해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볼의 로케이션을 물어보러 갔다는 것 자체가 항의의 의도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노시환이 루킹 삼진 투구는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볼이었다. 심판의 위치에서는 스트라이크인데 항의하러 왔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감독과 선수들은 스트라이크존에 민감하다.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아쉬운 표정과 제스쳐를 취하고, 억울해한다. 심판들도 사람인지라 100% 완벽하게 볼 수 없다. KBO 심판들이 타 리그에 비해 판정의 정확성이 높다는 평가들이 있다. 오히려 정확하게 보려다 너무 인색하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외국인 감독들은 KBO심판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모든 투수는 스트라이크, 모든 타자는 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볼판정은 심판이 한다. 안좋은 판정이라 느끼는 것은 사람으로 당연하고, 잘 풀리지 않으면 그렇게 생각한다. 경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심판마다 성향이 따른 스트라이크존이 있다. 경기 초반부터 확실하게 잡아주면 타자와 투수들이 거기에 맞춰가면 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KIA 윌리엄스 감독이 상대선수의 주루 플레이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2021.06.24/OSEN DB

 

이어 KBO 심판들의 판정에 대해서는 "약간 스트라이크존의 선, 코너와 홈플레이트를 살짝 걸칠 때 스트라이크 판정이 잘 안나온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룰로 보면 맞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거기에 맞춰야한다. 중요한 것은 타자는 투스트라이크까지 가기 전에 적극적으로 치는 것이 더 좋다"며 웃었다.   

퇴장을 당한 당사자 수베로 감독은 "한국의 심판들은 볼판정이나 세이프-아웃 판정은 탑레벨(최고수준)이다. 어떤 리그보다 뛰어나다. (충돌한) 이영재 심판도 KBO리그의 베스트 심판이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선수와 코치(감독)을 대하는 태도, 감정적인 점이 아쉽다. 질문과 항의가 차단되는 올드한 모습이 남아있다. 소통이 쌍방향으로 잘 이뤄질 수도 있도로 문들이 열려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8월 말 "한국 심판들이 내가 선수로 뛰었을 때 보다 훨씬 나아졌다. 스트라이존이 많이 좋아졌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서튼 감독은 2005년부터 현대와 KIA에서 3년동안 뛰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