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년→ML 꽃피웠다" 삼성의 연봉 삭감이 ML 우승 멤버로 만들었다
2021.10.05 20:29:50

 

[사진] 다린 러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 멤버 중에는 국내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4번타자로 3년간 활약한 '거포' 다린 러프(35)였다. 2년 전까지 한국에서 뛰었던 러프가 이제는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팀의 우승 멤버로 우뚝 섰다. 

샌프란시스코는 4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11-4로 승리, 107승 55패로 NL 서부지구를 제패했다. 지난 2012년 이후 9년 만에 지구 우승, 2013~2020년 8년 연속 정상에 올랐던 '라이벌' LA 다저스의 9연패를 저지했다. 107승은 구단 역대 최다승으로 올해 리그 최고 승률(.660)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 출장하진 않았지만 러프도 동료 선수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러프는 올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 71안타 16홈런 43타점 OPS .904로 활약했다. 풀타임 주전은 아니었지만 팀내 bWAR 6위(2.9)로 웬만한 주전들보다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1루수, 좌익수, 우익수 등 내외야 3개 포지션을 넘나들며 좌투수 상대 타율 2할8푼3리 9홈런 OPS 1.007로 자신의 강점을 확실히 살렸다. 

미국 '야후스포츠'도 샌프란시스코의 우승 소식을 전하며 러프를 주요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했다. 매체는 '러프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맺기 전 한국에서 3시즌을 보냈다. 브랜든 벨트의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선발 1루로 나설 그는 한 방 있는 대타와 다재다능한 플래툰 선수로 꽃피웠다'고 조명했다. 

지난 2017~2019년 3년간 삼성에서 활약한 러프는 재계약 결렬(삼성이 연봉 삭감을 제안해 결렬됐다) 후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했다. 기대 이상 방망이로 재계약에 성공하며 살아남은 러프는 만 35세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지구 우승에 공헌했다. 

마이너 계약이나 트레이드를 통해 로스터 빈자리를 채운 샌프란시스코의 안목이 돋보이는 대목. 야후스포츠는 러프뿐만 아니라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트레이드로 온 외야수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도 주요 선수로 꼽으며 '지난 2월 구원투수(숀 앤더슨)와 트레이드로 왔고, 3번의 방출(마이너 강등)에도 불구 9회 이후 타율 5할7푼1리로 클러치 히팅을 뽐내며 '심야의 라몬테'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 4명 중 3명(케빈 가우스먼, 앤서니 데스클라파니, 알렉스 우드)은 저렴하게 1년 계약한 FA 선수들이고, 불펜도 성공적인 개발과 값싼 영입을 특징으로 한다'고 효율적 로스터를 구성한 샌프란시스코 프런트를 높이 평가했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들이 4일(한국시간) NL 서부지구 우승 확정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