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김재환*은 무리였나? 포수 다 쓴 두산, 깜짝 카드 없이 '끝내기 주루사'
2021.10.06 15:24:56

 

두산 베어스 김재환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포수를 다 쓴 두산이 대주자 카드를 꺼내지 못한 채 끝내기 주루사로 졌다. 깜짝 모험수 대신 안전한 선택을 했다. 

두산은 5일 대전 한화전에서 3-4, 1점차로 아깝게 졌다. 9회 2사 2루 찬스에서 박건우가 우전 안타를 쳤지만 2루 주자 장승현이 홈에서 잡혔다. 한화 우익수 김태연이 홈에 정확하게 송구했고, 발이 느린 포수 장승현이 태그 아웃됐다. 

결과론으로 2루 대주자를 쓰지 않은 게 패인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이날 엔트리에 있는 포수 3명을 모두 쓴 상태였다. 박세혁이 9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한 뒤 7회 1사 1,2루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또 다른 포수 최용제가 박세혁의 대타로 등장, 중전 안타로 만루 찬스를 연결했다. 여기서 두산은 최용제를 빼고 박지훈을 1루 대주자로 들어갔다. 이어 7회 수비 때 박지훈이 빠지면서 포수 장승현이 홈플레이트에 투입됐다. 

9회 두산에는 대주자 카드로 외야수 안권수가 남아있었다. 안권수의 주력이라면 박건우의 안타 때 충분히 득점이 될 수 있었다. 다만 두산으로선 동점 또는 역전시 9회 수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포수가 아닌 선수가 마스크를 써야 했다. 

물론 두산에는 포수 출신 선수가 한 명 있었다. 좌익수 김재환이 그 주인공. 김재환은 지난 2008년 두산 입단 당시 포지션이 포수였다. 그러나 타격에 비해 수비력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팀 내 포수 자원이 두터워 1군에서 마스크를 쓸 기회도 거의 없었다. 

1군에서 포수로 총 46경기를 출장했다. 그 중 선발은 10경기뿐. 통산 135이닝을 수비하면서 실책과 포일이 2개씩 있었다. 도루도 10개를 내주는 동안 저지한 것은 1개도 없었다. 2014년을 끝으로 포수 마스크를 벗고 2015년부터 외야수로 완전 전향했다. 마지막 포수 출장이 벌써 7년 전. 포수로서 수비 감각이 다 떨어진 상황에서 갑자기 마스크를 쓰는 건 무리였다. 

포수로 한 번도 뛰지 않았던 이대호(롯데)가 지난 5월8일 대구 삼성전에서 깜짝 포수 마스크를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포수는 부상 위험이 큰 자리이고, 타격이 살아난 김재환을 굳이 무리해서 쓸 필요는 없었다. 대주자를 못 써 1패를 당하긴 했지만 이 경기가 남은 시즌 두산의 운명을 좌우할 절체절명의 순간은 아닐 확률이 높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