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도 못 버틴 선발 데뷔전, 그런데 감독은 칭찬했다 왜?
2021.10.07 09:50:23

 

두산 베어스 최승용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두산 신인 좌완 최승용(20)이 1회도 버티지 못했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히려 칭찬을 했다.

최승용은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결과만 보면 실망스럽지만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최승용이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첫 선발 경기에서 자신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고 콕 집어 칭찬했다.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두산은 대체 선발 후보였던 박종기와 김민규도 고전하면서 최승용을 이날 선발로 깜짝 투입했다. 소래고를 졸업하고 올해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좌완 최승용은 9월 1군 데뷔 후 8경기 모두 구원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 중이었다. 2군 퓨처스리그에선 선발로 6경기 포함 8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68. 

김태형 감독은 "1군에 와서 던지는 모습이 좋다. 선발로 부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던질지 봐야겠지만 하던 대로 자신 있게 하면 좋을 것이다"고 바랐다. 기대대로 1회 시작부터 최승용은 자신감이 넘쳤다. 볼넷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 1번 정은원을 루킹 삼진 처리했다. 5구째 144km 직구를 가운데로 꽂아 넣어 얼어붙게 했다. 

그러나 이후 고난이 찾아왔다. 2번 최재훈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빼앗긴 최승용은 하주석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 포수 박세혁의 2루 원바운드 송구가 뒤로 빠졌다. 수비 실책으로 하주석이 3루까지 한 베이스 더 갔다. 

노시환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이어진 1사 1,3루. 에르난 페레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한 최승용한 계속된 2사 1루에서 김태연을 2루 땅볼 유도하며 이닝을 끝내는가 싶었다. 그런데 여기서 2루수 강승호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이닝이 끝나지 않았다. 타구가 조금 빠르긴 했지만 백핸드로 잡은 뒤 2루 토스를 하려다 공을 떨어뜨렸다. 

실책이 나올 수 있지만 선발 데뷔전을 갖는 20살 신인 투수에겐 가혹한 순간이었다. 결국 다음 타자 이성곤과 10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한 최승용은 2사 만루에서 교체됐다. 총 투구수 41개. 당초 김태형 감독이 계획한 50구를 채우지 못했지만 최고 145km 직구(21개) 외에 슬라이더(10개) 커브, 포크볼(이상 5개)을 섞어 던지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볼넷 2개가 있긴 했지만 제구가 안 된 것보다 한화 타자들의 끈질긴 커트와 선구안 때문이었다. 결과는 1회를 버티지 못했지만 140km대 초반의 힘 있는 직구와 자신있는 승부로 김태형 감독에게 칭찬을 받으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