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의심] "휴스턴 수상해" 상대 투수 의혹 제기, 설마 또 사인 훔치기?
2021.10.11 22:43:12

 

[사진] 호세 알투베와 휴스턴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새겨진 '사인 훔치기'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라이언 테페라(34)가 경기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휴스턴에 사인 훔치기를 의심하는 '돌직구 발언'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테페라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3차전에서 5회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퍼펙트 투구로 화이트삭스의 12-6 역전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9-6 리드를 잡은 5회 올라온 테페라는 카를로스 코레아를 우익수 직선타, 카일 터커를 1루 땅볼, 율리 구리엘을 헛스윙 삼진 아웃 처리했다. 6회에도 제이크 메이어스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마틴 말도나도와 호세 알투베를 연속 삼진 돌려세웠다. 최고 93.5마일(150.5km) 패스트볼과 주무기 슬라이더로 2이닝을 퍼펙트로 완벽하게 막아냈다. 

테페라는 경기 후 인터뷰로도 화제가 됐다. 그는 "우리 구장에서 하는 경기는 다르다. (1~2차전이 열린 휴스턴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 경기와 오늘 경기를 비교하면 휴스턴 타자들이 얼마나 많이 헛스윙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아직도 그곳에서 뭔가 다른 일을 하는 것 같다"며 휴스턴 홈에서 사인 훔치기를 의심했다. 

휴스턴은 홈에서 열린 1~2차전 통틀어 헛스윙 32번에 삼진 16개를 당했다. 경기당 16헛스윙, 8삼진. 하지만 이날 3차전은 헛스윙 22번, 삼진 16개를 당하며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다. 테페라는 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7년 홈구장 외야에 설치한 카메라로 상대 사인을 훔친 다음 덕아웃 뒤 휴지통을 두드려 소리로 타석의 타자에게 사인을 전달한 사인 훔치기 전행을 상기시키는 발언을 했다. 


[사진] 라이언 테페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휴스턴이 아직도 홈에서 악랄한 행위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현지 기자의 물음에 테페라는 '치팅'이나 '사인 훔치기' 같은 직접적 표현 대신 '스케치(sketchy)'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수상하고 미심쩍다는 의미. 테페라는 "휴스턴은 홈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으로 평판이 자자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테페라는 "내 이야기가 사실은 아니다"며 어디까지나 의심이란 점을 밝힌 뒤 "우리는 경기를 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든 우리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휴스턴 선수들에게 쉴 새 없이 야유를 쏟아낸 홈 관중들의 열기에 대해선 "정말 재미있다. 플레이오프 분위기는 정말 오랜만이다"고 반겼다. 

2008년 이후 13년 만에 가을야구가 열린 이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는 4만288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호세 알투베, 알렉스 브레그먼 등 2017년 휴스턴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들의 거센 야유와 '치터(사기꾼)' 구호를 외쳤다. 1~2차전 패배로 벼랑 끝이었던 화이트삭스는 3차전 홈에서 반격의 1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waw@osen.co.kr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팬들이 13년 만에 홈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