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잔루와 함께 사라진 1승…롯데, '5강 희망'은 버거워졌다
2021.10.14 12:26:12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OSEN DB



[OSEN=부산, 조형래 기자] 갈 길이 바쁘다. 그런데 또 제자리 걸음을 해야만 했다. 롯데가 천명한 5강을 위한 목표 승률은 하루, 한 경기를 허비할 수록 버거워지고 있다. 그리고 이미 롯데는 하루와 한 경기를 허비했다.

롯데는 지난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11차전 맞대결에서 4-4 무승부를 거뒀다. 롯데는 60승65패6무를 기록했다.

8위에 쳐져 있는 롯데의 목표는 잔여경기 14경기를 최대한 이겨야 했다. 이날 경기 전 래리 서튼 감독은 “우리는 10승4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목표를 언급했다. 롯데가 목표로 한 10승4패를 할 경우 시즌 최종 성적은 70승69패5무(승률 .504)가 된다. 승률 7할1푼4리에 달하는 기적적인 승률을 기록해야 5강의 마지노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서튼 감독은 키움, SSG, NC 등 5강 경쟁 팀들을 넘어서 5위에 안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목표 승수와 승률을 70승과 5할 승률로 각각 설정한 셈이다.

그러나 목표를 천명한 첫 날부터 롯데는 험난한 경기를 치렀다. 선발 댄 스트레일리는 5이닝 4실점으로 초반 실점으로 마운드를 일찍이 내려왔다. 이강준, 김유영, 구승민, 앤더슨 프랑코, 김원중의 불펜진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타선은 무려 14개의 안타를 때려내고도 다득점에 실패했다. 잔루만 13개였다.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모두 놓쳤다. 13개의 잔루와 함께 롯데의 1승도 소멸됐다.

롯데의 목표는 기본적인 도전 난이도 자체가 높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날 무승부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목표 승수는 그대로이고 경기 수는 줄었다.  무승부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롯데로서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스스로 쫓기는 상황이 될 것이다. 롯데가 목표 승수를 거둔다고 하더라도 경쟁 팀들이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도전도 물거품된다. 어디까지나 롯데가 목표를 달성한 뒤, 경쟁 팀들이 5할 이하의 승률로 시즌을 끝내야 한다. 롯데가 자력으로 5강에 올라서기에는 많은 행운들이 뒤따라야 한다.

만약 롯데가 목표인 70승을 달성한다고 가정을 해보자. 5강 경쟁 팀들은 어떤 성적을 거둬야 롯데에 유리할까.

5위에 위치한 키움은 롯데가 LG와 비긴 시각, NC에 8-2로 승리를 거뒀다. 시즌 63승 61패 6무(승률 .508)를 마크했다. 키움의 잔여경기는 14경기. 키움이 잔여 경기 6승8패를 기록하게 되면 69승 69패 6무로 롯데가 앞서게 된다.

6위 SSG의 경우 현재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고 60승 60패 12무로 정확히 5할 승률을 마크하고 있다. 12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6승6패, 5할 승률을 기록하면 역시 최종 66승 66패 12무로 롯데가 근소하게 앞서게 된다.

7위 NC의 성적은 59승 61패 7무(승률 .492)를 마크하고 있다. 잔여경기는 17경기로 가장 많이 남겨둔 상태다. 9승8패를 기록하면 역시 롯데가 근소하게나마 앞서는 상황이 된다. NC가 롯데와 함께 가장 힘든 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실정이다.

롯데가 70승을 거뒀을 때의 유리한 조건으로 설명을 했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다른 5강 경쟁 팀들은 잔여경기에서 5할 정도의 승률을 유지하기만 하더라도 롯데를 여유있게 제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특히 키움은 잔여경기 7승7패, 5할을 하게 되면 롯데가 목표 승수를 달성하더라도 제칠 수 없는 팀이 된다.

아울러 이러한 가정과 예시는 모두 무승부 상황을 예외로 하고 설정했다. 만약 키움이나 SSG 등 현재 5할 승률이 넘는 팀들에 무승부가 추가적으로 나올 경우 롯데가 가야할 길은 더더욱 가시밭길이 된다. 승률 5할 이상의 팀들에게 무승부는 승률 계산에서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 반대로 롯데의 무승부가 이어질 경우, 잔여경기에서 패배와 같은 상황이 된다. 기적적으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다면 다른얘기가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롯데에 무승부는 불리한 결과다.

롯데는 이미 고난의 행군을 거쳤고 이제 기적의 행군을 시작해야 한다. 과연 롯데는 기적을 노래할 수 있는 행군길을 만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