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킬러, 성공적인 데뷔 시즌 "19살에게 보기 힘든 침착함"
2021.10.20 16:09:46

 

한화 이글스 김기중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한화 신인 좌완 투수 김기중(19)이 데뷔 첫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3일 팔꿈치에 미세한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김기중은 잔여 시즌 복귀 계획이 없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군에 올릴 계획이 없다. 많이 던졌기 때문에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기중은 2군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를 선발로 나서 23⅔이닝을 던졌다. 6월 1군 데뷔 후 15경기(12선발)에서 53⅔이닝을 소화했다. 1~2군 총 20경기(17선발)에서 77⅓이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닝수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많지 않지만 지난해까지 고교에서 뛰다 처음 프로에 온 만 19세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수베로 감독은 관리를 위해 선발승 요건을 눈앞에 둔 김기중을 여러 차례 교체하기도 했다. 올해 100구 이상 던진 것도 지난 8월31일 대전 KT전(6이닝 103구)이 유일하다.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수베로 감독은 무리하지 않고 김기중의 시즌을 셧다운시켰다. 내년에도 한화 마운드의 중요 전력이 돼야 할 선수이기 때문이다. 데뷔 첫 해 성적은 2승4패 평균자책점 4.70 탈삼진 36개. 퀄리티 스타트는 한 차례 있었다. 순수 신인 투수로는 이의리(KIA) 다음으로 유의미한 성적을 냈다. 

수베로 감독은 "김기중에게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1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돌기 위해선 등판 사이마다 다음 상대에 맞춰 패턴을 바꾸는 등 조정을 하는 게 필요한데 그런 점도 잘됐다"고 평가했다. 

 

한화 이글스 김기중 /OSEN DB



이어 그는 "김기중의 또 다른 장점은 나이에 맞지 않게 마운드에서 차분한 모습이다. 주자가 나가거나 경기가 잘 안 풀려도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 나이대에 보기 힘든 모습이다. 그런 성격적인 부분도 김기중이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멘탈도 긍정적으로 봤다. 

기록으로도 이런 김기중의 장점이 잘 나타난다. 시즌 전체 피안타율은 2할9푼4리로 높은 편이지만 득점권에는 2할3푼2리로 낮아진다.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 3개가 있었지만 7타수 1안타 3삼진으로 꽤 안정적인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상대 타자가 누구든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릴 줄 안다. 리그 최정상급 타자 강백호(KT)와 맞대결에서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절대 우세를 보였다. 지난해 한화 입단 후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강백호를 꼽았던 패기대로 과감하게 승부해서 이겼다. 

한화는 내년 시즌 외국인 투수 2명과 토종 에이스 김민우까지 1~3선발은 고정이다. 남은 두 자리를 놓고 김기중은 내년 거물 신인으로 기대를 모으는 문동주, 박준영 등 150km 강속구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김기중은 "내년에 좋은 신인들이 들어오니 경쟁이다. 자신 있다. 제 할 것만 하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

한화 이글스 김기중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