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만 유일하게 '0명'...14개 부문 13명 다채로운 타이틀 홀더 탄생
2021.10.31 02:39:23

이종범(왼쪽)-이정후 부자./사진=OSEN

 

2021년 KBO리그가 144경기를 치르고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 수상자는 모두 가려졌다.

올해 KBO리그는 다채로운 선수들이 타이틀을 나눠 가진 것이 특징이었다. 총 14개 부문을 13명의 선수가 나눠 가졌고, 양의지(34·NC)의 2관왕(타점, 장타율), 아리엘 미란다(32·두산)의 2관왕(평균자책점, 탈삼진)이 최다였다. 데이비드 뷰캐넌(32·삼성)과 에릭 요키시(32·키움)는 최다승 부문에서 공동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타이틀을 가져간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였다. 키움과 삼성은 각각 3명의 타이틀 홀더를 배출했다. 반면, 10위 한화 이글스는 단 1명의 타이틀 홀더도 내지 못했다. 타자 부문에서 정은원(21)의 출루율 부문 7위(0.407), 투수 부문에서 라이언 카펜터(31)의 탈삼진 부문 2위(179개)가 최고 순위였다.

타격 부문부터 살펴보면 뚜렷한 강자는 없었다. 이정후(23·키움)가 타율 0.360으로 데뷔 첫 타격왕을 수상했다. 개인 첫 타이틀 획득이며, 키움 구단에는 2014년 서건창에 이어 두 번째다. 또 1994년 해태 시절 만 24세의 나이로 타격왕을 차지한 아버지 이종범(51) 현 LG 코치와 함께 세계 첫 부자(父子) 타격왕이 됐다.

홈런 부문은 '소년 장사' 최정(34·SSG)의 몫이었다.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이승엽(45) KBO 홍보대사 이후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400호 홈런을 때려낸 최정은 이후 3홈런을 더 쏘아 올리면서 올 시즌 35홈런으로 생애 세 번째(2016년, 2017년, 2021년) 홈런왕에 올랐다.


NC 양의지./사진=OSEN

 

양의지(34·NC)는 1989년 유승안(65) 이후 32년 만의 포수 타점왕이 됐다. 그동안 포수 타점왕은 이만수(63), 유승안 외에는 없었으나, 양의지가 111타점으로 역사를 만들었다. 장타율도 역시 0.581로 1위를 차지해 양의지는 2관왕에 올랐다.

최다 안타는 최종전에서 3안타를 더 추가한 192안타의 전준우(35·롯데)가 됐다. 비록 타율 1위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9월 이후 타율 0.412(194타수 80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2018년 이후 두 번째 최다 안타왕이 됐다.

구자욱(28·삼성)은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을 득점왕으로 획득했다. 139경기에 나서 107득점을 기록한 구자욱은 뛰어난 타격과 빠른 발로 삼성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인상적인 선구안과 안정적인 콘택트 능력을 갖춘 홍창기(28·LG)는 출루율왕에 올랐다. 홍창기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삼진은 95개를 당할 동안 고의사구 4개를 포함해 총 113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안타 역시 172개를 때려내면서 출루율 0.456을 마크했다.

김혜성(22·키움)은 도루 46개로 도루왕에 등극했다. 생애 첫 타이틀이자 히어로즈 구단 첫 도루왕이다. 특히 김혜성의 46도루는 성공률이 92%(도루 시도 50회 중 46회 성공)에 달한다. KBO리그 단일 시즌 3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자랑한다.


두산의 아리엘 미란다./사진=OSEN

 

투수 부문도 3관왕은 나오지 않았다. 아리엘 미란다(32·두산)가 평균자책점 2.33, 225삼진으로 2관왕에 올랐을 뿐이다. 미란다는 지난 24일 LG전에서 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1위에 올랐다. 종전 기록은 1984년 고 최동원(롯데)의 223개였다. 승률왕 역시 앤드류 수아레즈(29·LG)가 가져갔다. 수아레즈는 23경기 10승 2패 평균자책점 2.18로 승률 0.833을 마크했다.

다승왕도 외인들의 몫이었다. 에릭 요키시(32·키움)는 KIA와 시즌 최종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키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데 이어 시즌 16승까지 거두면서 겹경사를 누렸다. 공동 다승왕에 오른 데이비드 뷰캐넌(32·삼성)은 NC와 최종전에서 3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하면서 단독 다승왕이 될 기회를 놓쳤다.

홀드 부문은 34홀드를 기록한 장현식(26·KIA)의 몫이었다. 지난해 NC에서 KIA로 넘어와 37경기 평균자책점 10.76으로 부진했던 그는 올 시즌 KIA의 뒷문을 책임지는 수문장이 됐다. 특히 10월 한 달간 13경기 11홀드 평균자책점 0.75의 성적을 올렸다. 장현식이 홀드왕에 오르면서 KIA 구단은 첫 홀드왕을 보유하게 됐다.

오승환(39·삼성)은 44세이브로 9년 만의 세이브왕에 올랐다. 통산 6번째(2006년, 2007년, 2008년, 2011년, 2012년, 2021년) 세이브왕이자 통산 세이브왕 횟수 1위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NPB) 도전을 시작으로 메이저리그(MLB)를 거쳐 지난해 삼성으로 복귀한 오승환은 복귀 2년 차에 타이틀을 가져갔다. 만 39세의 나이에 타이틀 홀더가 된 것은 2013년 타격왕을 차지했던 이병규(47)와 2015년 세이브왕을 차지했던 임창용(45)과 동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