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꼬리표 뗐다" 세계 첫 부자 타격왕의 자립 선언
2021.10.31 02:59:51


[OSEN=광주, 이선호 기자] "아버지의 꼬리표 뗐다".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이정후가 3안타를 터트리며 세계 첫 부자 타격왕과 함께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선물했다. 

이정후는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이 경기에서 3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리는 맹타를 휘둘러 6-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3안타를 추가한 이정후는 타율 3할6푼을 기록하며 데뷔 첫 타격왕을 확정지었다. 해태 시절 1994년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와 함께 첫 부자 타격왕을 이루었다. 

경기전 관심은 이정후의 타격이었다. 올해 KIA만 만나면 꼬였다. 전날까지 38타수 3안타, 7푼9리의 타율이었다. 작년까지 KIA를 상대로 2020시즌까지 3할6푼7리의 고타율을 자랑한 이정후가 아니었다. 

KIA에게만 턱없이 약하니 타격왕의 자존심에 흠집이 났다. 경기전 홍원기 감독은 "누가 뭐래도 국내에서 가장 잘치는 타자이다. 경기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 좀 더 집중해서 공격에서 극대화 시킬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기대는 100% 적중했다. 1회 첫 타석 우전안타로 기분좋게 출루했다. 2회는 10구 접전을 벌인끝에 5점째가 되는 우월 홈런을 날렸다. 이어 8회 2사 1,2루에서는 우전적시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후 이정후는 "시즌 마지막이고 중요한 경기였다. 나도 팀원들도 더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해서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힘겹게 얻은 기회인 만큼 더 간절하게, 즐기면서 뛰겠다"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각오를 다졌다.  

첫 타격왕에 대해 "2018년 타격왕 경쟁을 할 땐 어려서인지 의식을 많이 했다. 조급해져 기회를 놓쳤다. 그땐 금방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3년이 지나 다시 기회를 잡았다. 그래서 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코치님, 감독님께서 잘 관리해주셨고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많은 응원을 해준 팬분들과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제 덕에 또 매스컴을 타게 됐다. 세계 최초로 부자 타격왕이 됐는데, 이제는 아버지의 이름표를 떼고 제 이름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항상 순리대로 하라는 아버지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아버지는 훌륭한 지도자시라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