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좌절 그후 현장' LG 원정 팬들 사인 요청하자 선수들 반응이...
2021.10.31 16:38:52

 

LG 외국인 투수 켈리가 30일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을 마친 뒤 원정 팬들한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LG 팬들로서는 큰 아쉬움이 남을 법도 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진정한 축제인 가을야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후 LG 선수들은 팬들한테 최대한 예의를 갖추며 포스트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LG 트윈스가 1994년 이후 27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LG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시즌 최종전에서 2-4로 패했다.

이 패배로 LG는 2021 정규 시즌을 72승14무58패의 성적으로 마쳤다. 승률은 0.554. 최종 순위는 3위로 공동 1위 KT, 삼성과 승차는 1.5경기였다. 지난해 정규 시즌(4위·79승4무61패) 순위보다 1계단 상승한 성적표였다.

LG는 지난 29일 부산 롯데전에서 승리하며 우승 경쟁을 시즌 최종전까지 끌고 갔다. 류지현 LG 감독은 최종전에 앞서 "마지막날까지 저희가 이런 상황(우승 경쟁)에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행복한 거라 생각한다.팬들로부터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진심을 이야기했다.

만약 이날 LG가 승리한 뒤 KT와 삼성이 나란히 패했다면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LG의 결과와 관계없이 KT와 삼성이 나란히 승리하며 3위의 성적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경기 전부터 많은 팬들이 몰렸다. 롯데의 올해 마지막 경기를 보러온 롯데 팬들도 많았지만, LG의 우승을 기원하며 유광점퍼를 입은 팬들도 많이 보였다. 결국 최종적으로 5855명이 입장하며 매진을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LG 선수들은 천천히 사직구장을 빠져나왔다. LG 선수들이 나오는 출구 쪽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꽤 많은 LG 팬들이 모여 있었다. 비록 우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팬들의 야유나 고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응원하는 선수들이 밖으로 나올 때마다 LG 팬들은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박수를 쳐줬다.

선수들은 LG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는가 하면, 깍듯하게 허리 굽혀 인사까지 하며 예의를 갖췄다. 유강남과 정우영, 이정용, 이재원, 이영빈 등의 선수들은 팬들의 사인 요청에 최대한 거리를 두면서 친절하게 응했다. 일부 선수들은 버스를 탄 뒤에도 팬들의 목소리를 듣자 다시 내려오며 사인을 해줬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까지 찾아준 원정 팬들을 향한 최선의 예우였다.

이제 LG는 11월 4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키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승자를 상대로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 임한다. LG 팬들은 올해 가장 늦게까지 최선을 다하는 LG 야구를 보고 싶어한다.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을 마친 뒤 퇴근길에서 LG 원정 팬들한테 허리 굽혀 인사하는 LG 선수들. /사진=김우종 기자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을 찾은 LG 원정 팬들의 모습.